전쟁기념관 6·25유물 3400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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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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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문서종류가 대부분… 생활상 보여주는 유물 적어
유물 체계적 보관 - 전승위해 개인기증자 많이 나와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의 기증유물 1호인‘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 1989년 마그노 필리핀 예비역 소장이 개인으로는 처음 이 잡지를 전쟁기념관에 기증했다. 사진 제공 전쟁기념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의 기증유물 1호인‘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 1989년 마그노 필리핀 예비역 소장이 개인으로는 처음 이 잡지를 전쟁기념관에 기증했다. 사진 제공 전쟁기념관
전쟁기념관에 개인이 처음으로 기증한 유물은 6·25전쟁 당시 한국군과 북한군의 모습, 시골의 풍경 등이 담긴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였다. 전쟁기념관 건립을 위해 전쟁기념사업회가 창설된 1989년 마그노 필리핀 예비역 소장이 기증한 것으로 ‘기증유물 1호’로 기록됐다.

1994년 개관 때는 이 잡지를 비롯해 전쟁기념관이 보유한 유물이 총 2만여 점으로 늘었고, 현재는 모두 3만1922점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많은 종류는 탄약류로 모두 1만651점이다. 이어 무기류 3423점, 장비류 3366점 등이다.

이 가운데 6·25전쟁과 관련된 유물은 3400점으로 전체의 10% 정도. 기증유물은 1654점으로 절반에 가깝다. 6·25전쟁 기증유물 중 60%가량은 필름이나 사진이며, 나머지도 훈·포장 서류 부대마크 등으로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또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생활용품 유물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전쟁기념관에는 문화재로 등록됐거나 등록 예정인 유물 3점이 있다. 전직 대통령의 승용차 2대와 6·25전쟁 정전협정 때 사용했던 책상이 그것이다.

2008년 8월 문화재로 등록된 전직 대통령 승용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타던 캐딜락 승용차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타던 시보레 승용차다. 이 전 대통령의 캐딜락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선물한 것으로 한국 최초의 대통령 의전차량이며 최초의 방탄차량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의 시보레는 지방을 시찰할 때 타던 업무용 차량이다. 전쟁기념관 측은 운행이 불가능했던 이 자동차들을 복원 수리해 시속 80km까지 운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전협정 체결 때 사용된 책상은 1953년 7월 27일 당시 마크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이 정전협정문에 서명할 때 사용했던 것이다. 올해 6·25전쟁 발발 60년을 맞아 등록문화재가 될 예정이다. 현재 문화재청이 심의하고 있어 이를 통과하면 문화재로 등록된다.

전쟁기념관은 유물들을 원래의 모습대로 보존하기 위해 보존과학실을 운영하며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단 유물이 기증되면 유물에 대한 예비조사 후 이물질 제거→탈염 처리→건조→강화 처리→접합 및 복원 등 과학적인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전시실에 전시하거나 수장고에 보관한다. 전쟁기념관은 일반수장고와 필름수장고, 특별수장고 등 수장고 15개실을 운영하고 있다.

서규화 전쟁기념관 학예팀장은 “군 기관이나 정부로부터 이관된 6·25전쟁 관련 유물은 무기나 장비류가 대부분으로 군사(軍史) 등의 연구에는 도움이 되지만 당시 장병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기에는 미흡하다”며 “개인이 수십 년 동안 보관하던 귀중한 유물을 전쟁기념관에 기증해 주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존해 후대에 영원히 전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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