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에도 없는 희귀자료 등 수천 점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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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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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품 수집광 문승묵 씨

“1998년 대기업을 그만둔 뒤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던 군장품이 이제는 수천 점이 됩니다. 처음에는 퇴직 후 문을 연 골동품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군장품을 모았는데 지금은 수집에 대한 욕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서 골동품 가게 ‘둥지갤러리’를 운영하는 문승묵 씨(54·사진)는 군장품 수집광이다. 66m²(약 20평) 크기의 가게에는 6·25전쟁 당시의 각종 군장품이 진열돼 있다.

문 씨가 소장한 군장품은 군복 훈장 군모 계급장 소총 군화 군용전화기 인식표 수통 건빵봉지 식판 포스터 병사의 추억록 세숫대야 등 다양하다. 특히 1952년 장병들의 사상 무장을 위해 국방부가 발간한 ‘정훈교정(政訓敎程)’, ‘북진 북진 압록강까지’라는 표어가 새겨진 1950년대 군사엽서, 1950년대 말의 육군 7사단 마크 등 전쟁기념관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 자료도 상당수 있다.

이 가운데 문 씨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은 빨간색 실로 ‘무운장구(武運長久)’라고 새긴 복대(腹帶)다. 6·25전쟁 당시 한국군 병사가 차던 것으로 병사 가족이 ‘전쟁터에서 죽지 말라’며 만들어준 것으로 추정된다.

문 씨는 희귀한 군장품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입수할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외국에 있는 군장품은 외국 경매사이트를 이용한다. 2004년 무렵엔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6·25전쟁 당시의 백마부대 마크가 외국 경매사이트에 나왔다. 문 씨는 몇 차례의 시도 끝에 30만 원을 주고 부대 마크를 손에 넣었다.

그는 “꿈이 있다면 소장하고 있는 군장품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6·25전쟁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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