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올빼미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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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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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없음/배수아 지음/336쪽·1만1000원·창비
환상과 현실, 독특한 변주

2000년대 이후 언어, 정신에 대한 탐색을 진전시키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해 온 소설가 배수아 씨의 신작 소설집. 서사가 해체된 단편 작품들은 기괴한 꿈처럼 한층 낯설어지고 난해해진 독특한 감수성을 드러내 보인다.

‘양의 첫눈’은 자신을 만나러 오는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주인공 ‘양’이 한 남녀의 모습을 엿보면서 과거에 그가 만났던 이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내용이다.

기억을 통해 대상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백일몽처럼 아련하게 펼쳐진다.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에서처럼 꿈과 환상의 시공간이 현실에 중첩되고 기억이 주체를 옮겨 다니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표제작 ‘올빼미 없음’을 비롯해 ‘올빼미’ ‘무종’ 등은 꿈, 환상의 요소가 글쓰기와 결합하고 서사의 조각에 맞물리면서 독특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긴 문장과 복문의 반복은 따라 읽기가 쉽지 않지만 배수아 작품만의 심미적 특색을 보여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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