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뻔한 러브스토리’ 맛깔나게 살린 깨소금 조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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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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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연기★★★☆ 무대★★★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에서 재혁(인호진·오른쪽)과 민아(한애리)가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고 있다. 사진 제공 PMC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에서 재혁(인호진·오른쪽)과 민아(한애리)가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고 있다. 사진 제공 PMC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는 조연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남녀가 오해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룬다는 평범한 얘기에 반짝반짝 윤을 내주는 것은 조연들이다.

여성 팬들이 열광하는 배우 출신의 미남 연출가 재혁(인호진), 어릴 때 병 때문에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된 여성 극작가 민아(한애리). 민아는 상상 속 친구들과 방정맞게 보일 만큼 온갖 수다를 떨지만 재혁에게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문자,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얌전한 척 내숭을 떤다. 그런 민아를 보고 첫눈에 끌렸다는 재혁의 고백에 여성 관객들이 부러움의 한숨을 폭폭 쉰다. 무거울 수 있는 설정이지만 코믹하게 풀어가기에 이야기는 부담이 없다.

공식에 따라 착착 진행되는 얘기에 맛깔스러운 양념을 치는 존재가 김종구, 조진아, 정동석, 김하영 씨가 연기한 4명의 상상 속 친구들이다. 민아가 쓰는 대본에서 서로 주인공이 되겠다고 아옹다옹할 때, 데이트를 앞두고 민아가 입을 옷을 권해주겠다며 저마다 패션쇼를 벌일 때, 재혁과 헤어진 뒤 울리지 않는 휴대전화만 붙잡고 있는 민아의 모습을 재연할 때, 웨이터나 행인 1, 2, 3 등으로 장면마다 바뀌는 멀티맨 역할을 소화할 때마다 이 조연들은 손발이 착착 맞는 팀워크로 작품에 웃음과 활기를 불어넣는다. 자칫 뻔해 보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달리 보이는 지점이다.

그룹 ‘스윗소로우’의 리더 인호진 씨는 이 작품으로 처음 뮤지컬에 도전했다. 주인공이지만 극을 주도적으로 끌어가거나 복잡한 연기력이 요구되는 배역이 아니어서 첫 작품으로 무난하게 소화할 만했다. 스윗소로우 노래의 부드러운 분위기와 극 중 그의 이미지도 비슷해 이른바 ‘싱크로율’(배우와 배역의 일치감)까지 높은 안전한 선택이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4만 원. 8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PMC대학로자유극장. 02-738-8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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