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면서 세종시 용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땅을 분양받은 민간 건설사들이 수천억 원대의 토지 분양대금을 연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건설사들이 이 지역의 주택 수요나 사업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시사업본부에 따르면 2007년부터 LH가 민간 건설사에 분양한 제1생활권 내 공동주택용지(113만 m²)의 분양 미납금이 지난달 말 현재 4700억 원에 이른다. 건설사들이 계약금이나 1차 중도금만 납부한 채 나머지 분양금 납부를 계속 미루는 것으로 당초 계약대로라면 지난해 11월까지 대금을 완납했어야 한다.
이곳 땅을 분양받은 건설사들 중 대금을 완납한 곳은 아직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지구에서 택지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는 대우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극동건설, 포스코건설 등 10곳에 이른다.
LH는 최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의 여파로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처리가 더 지연되면서 건설사들의 분양대금 미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또 가뜩이나 침체된 부동산 경기도 이 지역의 아파트 건설을 늦추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LH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세종시의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대금 납부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서대로 납부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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