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대로 설 민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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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이 전하는 지역여론 현저한 온도차

친이 “MB 도와줘라 호소”
친박 “세종시 수정 배신감”
민주 “4대강에 경제 침몰”

세종시 문제의 명운이 설 민심 동향에 달렸다고 여겨온 여야 정치인들은 연휴 기간에 보고 들은 지역 민심을 15일 동아일보에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들이 전하는 민심은 지역과 정당, 계파별로 크게 엇갈렸다.

○ 지역별로 엇갈린 세종시 민심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 수정안도 문제지만 추진 과정이 잘못됐다’는 여론이 대다수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경기 용인 처인)도 “세종시 수정안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보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비례대표지만 고향인 전남 곡성과 광주를 다녀온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의원은 “새만금 사업, 호남고속철, 여수엑스포 지원 등 이명박 정부가 호남지역에 들인 노력이 세종시 백지화 추진으로 물거품 돼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친이(친이명박)계인 심재철 의원(경기 안양 동안을)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을 너무 고집스럽게 밀어붙인다. 도대체 왜 그러느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친이계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연천)도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왜 정부기관이 (세종시처처럼 남쪽으로) 내려가기만 하느냐, 올라와야지’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친이계 김기현 의원(울산 남을)은 “세종시 문제는 지역과 직접적인 연관이 적어서인지 찬반에 대한 의견보다는 ‘대통령을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 ‘한나라당 싸우지 마라’

설 연휴 직전 ‘강도론’으로 비등점을 향했던 한나라당의 내분에 대해 친박계 유기준 의원(부산 서)은 “부산에선 세종시 문제에 대해 중립적인 분위기지만 ‘당내에서 그만 싸우라’는 목소리가 많더라”고 말했다. 같은 친박계의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도 “‘여야가 싸우는 것은 많이 봤지만 당내에서 이러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이 많았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이정현 의원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이견이 있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며 다른 목소리를 전했다. 심재철 의원은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 경제 등 국정운영 평가도 엇갈려

민주당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갑)은 “설 대목 경기가 강도에게 완전히 강탈당한 것이 아닌지 생각할 정도였다. 4대강으로 서민경제가 침몰해 빈사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부산 북-강서갑)은 “걱정이 여전히 많고 아직도 어렵다고들 하는데 재작년, 작년보다는 더 나아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지방선거 전망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광주 동)은 “민주당에 대해서 ‘소리만 컸지 한나라당에 질질 끌려만 다닌다’ ‘찍어 줄 테니 참신하고 제대로 된 인물 좀 내봐라’는 질책도 많았다”고 말했다. 선진당 이명수 의원은 “충청권에서 심대평 전 의원이 독자 창당한다면 (선진당과) 표가 갈릴 것 같다”며 ‘심대평 변수’를 거론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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