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400년만에… 윤선도 거문고 다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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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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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유품 복원 성공

조선 중기 문인인 고산 윤선도(1587∼1671)가 사용했던 거문고가 복원됐다.

국립국악원은 전남 해남군 고산 윤선도 유물관에 전시된 악기 중 ‘아양(峨洋)’이라 불리는 거문고(사진)를 6개월 동안 작업 끝에 최근 복원했다고 14일 밝혔다. 고산은 ‘아양’과 ‘고산유금(孤山遺琴)’이라고 새겨진 2대의 거문고를 유품으로 남겼으며 고산의 14대 종손인 윤형식 씨의 서고에서 1982년 발견돼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앞판과 뒤판 일부만 남아 연주가 불가능했다.

국립국악원은 유물 실측, 수종 식별,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 기존 관련 자료 검토 등을 거쳐 소실된 부분의 원형을 완성했다. ‘아양’을 실측한 결과 봉미(줄을 매는 부분)를 제외한 길이는 1512.5mm, 너비 206.7mm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5세기 편찬된 조선시대 악학궤범에 기록된 거문고의 치수(길이 1543.08mm, 너비 212mm)와 거의 일치한다.

아양 앞판은 오동나무, 뒤판은 밤나무로 현재 거문고 제작에 쓰는 재질과 같다. 국악원은 나무를 베어내 가공한 뒤 거문고로 제작하는 과정을 감안했을 때 ‘아양’이 윤선도가 살았던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근거로 국악원은 ‘아양’(사진) 2대를 복원하고 그중 1대를 내년 6월 윤선도 박물관에 기증하고 윤선도가 사용했던 또 다른 거문고인 ‘고산유금’도 복원해 기증할 방침이다. 또 내년 11월에는 복원한 악기로 연주회도 열 예정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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