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아들의 살인을 덮으려 하지만…

  • 입력 2009년 4월 18일 02시 58분


◇범인 없는 살인의 밤/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윤성원 옮김/352쪽·1만 원·랜덤하우스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7편을 담은 초기 단편집.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는 옥상에서 추락사한 고등학생 다쓰야의 죽음을 다룬다. 모두가 실족으로 인한 단순 사고라고 생각하지만 다쓰야의 절친한 친구인 ‘나’는 다쓰야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거절당한 후배의 고의적 장난이 실족사를 불러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쓰야의 여자친구 사에키 요코와 함께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지만 1년이 지난 후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공범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사소한 고의의 연쇄가 불러온 죽음이 섬뜩함을 안겨준다.

표제작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아들의 우발적인 살인을 은폐하려다 들통 난 한 가족의 이야기. 다혈질인 다카오는 과일을 잘 깎지 못한다는 놀림에 화가 난 상태로 과도를 잘못 다루다 가정교사인 유키코를 죽게 만든다. 그의 부모는 다른 가정교사들과 합심해 시체를 매장한다. 하지만 예리한 형사가 이를 밝혀내고 겁에 질린 다카오는 자기가 범인이라고 자백한다. 싱겁게 끝난다 싶을 때, 뜻밖의 반전이 등장해 이야기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식품회사 자재과 사람들이 차례대로 죽어가는 ‘하얀 흉기’, 은퇴한 양궁선수가 남긴 비디오 유서에 감춰진 진실을 다룬 ‘굿바이, 코치’ 등도 수록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