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위대한 브랜드엔 창조신화가 있다…‘열광의 코드 7’

  • 입력 2008년 3월 15일 02시 49분


◇열광의 코드 7/패트릭 한런 지음·홍성준 박영수 옮김/264쪽·1만5000원·명진출판

《한 기업의 회의 장면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나이키나 애플, 코카콜라 같은 위대한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슈퍼볼에 광고를 대대적으로 해 보는 게 어떨까요.” “구글은 광고를 전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구글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구글, 나이키, 코카콜라, 애플, 스타벅스, UPS, 에비앙, IBM…. 이런 브랜드의 특징은 절대적인 추종자들을 고객으로 갖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절대적 믿음’을 갖게 될까.》

다국적 광고대행사 TBWA, 오길비 등에서 임원으로 일했던 저자는 종교에서 요인을 찾아냈다. 종교의 7가지 특성을 갖추는 브랜드는 수억 달러의 광고비나 마케팅 비용 없이도 ‘광신도’와도 같은 맹목적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분류한 7가지 특성이란 창조신화, 신념, 아이콘, 의식, 이교도, 신성한 말, 그리고 리더다.

우선 기업은 종교의 창조신화와 같은 스토리를 갖는 게 중요하다. 우연히 탄산음료를 혼합해 코카콜라를 만든 존 펨버튼 박사의 이야기, 기숙사 방에서 구글을 창조해 낸 두 명의 대학생 이야기처럼 성공 브랜드에는 그럴듯한 ‘탄생 신화’가 있다.

신념은 회사의 번영과 미래를 창조하는 주춧돌 구실을 하면서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의 지향점을 고객들에게 분명히 알린다. 물류업체 UPS는 ‘가장 똑바로 일처리 하는 회사’라는 신념을, 볼보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기독교 하면 곧바로 십자가가 떠오르는 것처럼 회사나 상품을 상징하는 아이콘의 존재는 맹목적 추종자를 만드는 데 필수다. 저자는 “맥도널드의 아이콘 M은 확실히 기억되지만 버거킹의 아이콘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버거킹이 맥도널드를 결코 누를 수 없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저자는 이와 함께 일상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의식’을 만들 것, 종교의 이교도에 해당하는 비충성 고객을 명확히 구분한 뒤 반감의 이유를 파악할 것, 소속감을 느끼도록 하는 그 브랜드만의 언어를 만들 것 등을 제시한다.

스타벅스는 ‘열광의 코드’를 대부분 갖춘 브랜드다. 한 젊은이가 시애틀에 커피숍을 내고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을 따서 상호를 지었다는 스토리가 있고, 초록색 인어 로고가 그려진 하얀 컵은 눈에 띄는 아이콘이 됐으며, 도시인들은 스타벅스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을 치른다. 또 스타벅스에서 주문을 하려면 컵의 크기를 가리키는 ‘벤티(venti)’와 ‘그란데(grande)’라는 용어부터 알아야 한다. 이런 용어가 고객들에게 어떤 종교적 신비감을 준다는 말이다.

이 책이 마케팅 전문가들의 눈에는 이미 다 아는 얘기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종교와 브랜드를 비유한 저자의 분석이 명쾌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메시지가 잘 전달되는 책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