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클로즈업]홈쇼핑 이웃돕기 프로그램 제작 14억 모금 유진학 PD

입력 2006-03-16 03:05업데이트 2009-10-08 12:2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CJ홈쇼핑 채널에서 불우이웃돕기 모금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유진학 PD는 “편집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사연에 혼자 훌쩍거릴 때가 적지 않다”며 “저소득 여성과 어린이 외에도 독거노인의 어려운 사례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지난달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뇌 손상이 적지 않습니다.”

CJ홈쇼핑의 유진학(34) PD는 14일 생후 13개월 된 하영이를 진찰한 서울대병원 의사의 인터뷰를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홈쇼핑 PD가 상품 판매 프로그램을 만드는 대신 병원에서 어린이 환자의 상태를 찍는다? 그는 CJ홈쇼핑 채널의 불우이웃돕기 프로그램인 ‘엄마에게 희망을’을 맡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에 25분간 방영된다. 이 시간대는 홈쇼핑에서 가장 상품이 많이 팔리는 때다.

“상품 판매 수익 일부를 떼서 돕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이웃 돕기 기부금을 모금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인물을 소개하고 전화로 후원금을 모으죠.”

25일 방영될 하영이는 폐렴으로 인한 열을 제때 내려주지 못해 뇌 손상까지 이어진 경우다. 한 달 치료비만 1000만 원이 든다. 옥탑방에서 지내는 하영이 가족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액수다.

‘엄마에게 희망을’은 2004년 12월 ‘월드비전’의 제안을 받아들여 20분짜리 2회분 특별방송으로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은 첫 방송에서 4억9000만 원을 모았다. 시청률이 1%를 밑도는데도 지상파 TV의 모금 프로그램 못지않은 성과를 올린 것. 지금까지 모은 돈은 약 14억 원. 지난해 1월 방송위원회에서 주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상을 받기도 했다.

“홈쇼핑 프로그램이 방송위 상을 타는 건 전무후무할 겁니다. 가장 전형적인 상업방송에서 가장 공익적인 프로그램을 하는 데 대해 높은 점수를 준 것 같습니다.”

이들은 본방송 1주일 전부터 하루에 1분씩 다섯 차례 예고 방송을 내보낸다. 이 예고 방송만 보고 후원하는 사람도 평균 30명은 된다.

“1년여 제작하다 보니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 많습니다. 당뇨가 심해 몸도 못 가누는 어머니와 지체 장애인인 11세 아들, 정신 지체인 며느리와 손자 2명을 보살피는 여든이 넘은 할머니 등을 보고 속으로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그러나 사회의 훈훈함을 여전히 느낄 수 있단다. 후원금 외에도 불우이웃의 낡은 집을 보고 다시 지어 주겠다고 나선 건설회사나 이불 옷가지 등을 보내 주겠다는 사람들의 전화 한 통이 그에겐 큰 힘이 된다.

모인 돈은 결식아동의 도시락 지원과 빈곤 여성가장 돕기에 쓰인다. 앞으로 ‘도시락 나눔의 집’을 전국 각지에 여는 한편 기금으로 만들어 관리할 예정이다.

“제가 할 일은 좀 더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는 겁니다. 특히 가난한 노인들을 후원할 방법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