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북극권 무동력 일주 탐험가 혼 첫 성공

  • 입력 2004년 10월 22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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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자랑스러워요.” 세계 최초로 무동력 단독 북극권 일주에 성공하고 22일 가족과 재회해 샴페인을 터뜨리는 마이크 혼(왼쪽). 그는 2년2개월여 동안 2만km 이상을 혼자 일주했다. 노스케이프(노르웨이)=AP연합
“아빠, 자랑스러워요.” 세계 최초로 무동력 단독 북극권 일주에 성공하고 22일 가족과 재회해 샴페인을 터뜨리는 마이크 혼(왼쪽). 그는 2년2개월여 동안 2만km 이상을 혼자 일주했다. 노스케이프(노르웨이)=AP연합
인공위성으로 지구의 구석구석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빤히 볼 수 있는 세상. 하지만 인간이 극한상황을 극복하고 걸어서 도전하는 극지 탐험은 항상 경외의 대상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탐험가 마이크 혼(38)이 22일 세계 최초로 동력 운송수단의 도움을 받지 않고 단독으로 북극권(Arctic Circle) 일주에 성공했다.

그는 2002년 8월 5일 노르웨이 노르카프를 출발, 북극권 안쪽의 그린란드∼캐나다 극지방∼알래스카∼시베리아를 거쳐 2년2개월18일 만에 출발점인 노르카프에 도착해 아내 및 두 딸과 감격스러운 재회를 했다. 일주 총거리는 약 2만km.

그는 도보는 물론 스키, 서양연(카이트), 사이클, 트리마란(작은 보트 3개를 이어 붙여 뗏목처럼 만든 것), 카약 등 모터가 달리지 않은 ‘원시적인 탈것’은 모두 동원했다. 식량 텐트 등 장비는 썰매에 싣고 직접 끌었다. 그 무게만도 200kg.

“처음엔 외로워 미칠 지경이었지만 2년 이상을 혼자 지내다 보니 외로움이 친구가 됐습니다. 밤이 끝없이 이어지는 북극의 겨울이 지나고 다시 태양을 봤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노르웨이와 그린란드 사이의 덴마크 해협은 트리마란을 타고 건넜고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사이의 베링해협은 카약으로 건넜다. 육지인 그린란드와 시베리아 횡단엔 도보와 스키, 시속 100km까지 낼 수 있는 카이트에 의존했다.

그는 당초 18개월 만에 북극권 일주를 마치려 했으나 시베리아 횡단 등에 애를 먹어 8개월 이상이 더 걸렸다. 이것도 2002년 4월 1차 시도에서 손발 동상으로 실패한 뒤 두 번째 도전 끝에 성공한 것.

그는 “매일 움직였고 인간이 두 팔과 다리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했다. 때로는 기어가기도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 많아 실수를 많이 했지만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더 이상 실수하지 않았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가 일주한 북극권은 북위 66도33분 이상의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여름엔 백야가, 겨울엔 24시간 내내 밤이 계속되는 지역. 한겨울엔 섭씨 영하 79도까지 내려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1990년 스위스에 정착한 그는 1991년 페루 안데스산맥을 패러글라이딩과 래프팅으로 탐험했으며 1991년에는 코스타리카 파쿠아레 폭포(22m)에서 맨몸으로 떨어지는 모험을 감행한 직업 탐험가.

그는 1999년 6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17개월에 걸쳐 세계 최초로 동력 운송수단의 도움 없이 적도지방 일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편 1909년 로버트 피어리(미국)는 개 썰매를 이용해 최초로 북극점에 도달했으며 1968년 랠프 플레이스테드(미국) 일행은 스노모빌을 이용해 역사상 두 번째로 북극점에 도달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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