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17대총선]“돈 잘모아야 당선” 입증

  • 입력 2004년 4월 20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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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당선자들은 선거자금을 마련하는 데 있어 후원회를 통한 모금에 가장 많이 의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낙선자들은 개인자금 의존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또 후보자 본인의 재력과 당락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후보자의 선거자금 조달 능력은 당락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동아일보와 연세대 국제학연구소 모종린(牟鍾璘) 교수팀이 아시아재단과 공동으로 17대 총선 지역구 출마자 1175명 중 672명의 유력후보에 대한 관련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 중 지역 및 정당별 분포를 감안해 추출한 241명(당선자 119명, 낙선자 122명)의 후보에 대해서는 집중 서면인터뷰를 실시했다.

▽당선자는 후원금, 낙선자는 개인자금에 의존=선거자금 마련 방식은 당선자들의 경우 후원회를 통한 조달이 46.47%로 가장 많았고, 개인자금 비중은 43.99%였다. 반면 낙선자는 개인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7.57%로 가장 많았고, 후원회를 통한 조달은 33.22%에 그쳤다.

정당별로는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후원회 모금의존도가 평균 51.05%인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들의 후원회 수입비중은 각각 32.55%, 22.19%로 정치자금 모금에서 여당프리미엄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진성당원과 후원회 의존도가 높은 민주노동당은 야당임에도 오히려 후원회 비중이 가장 높아 63.25%에 달했다.

후원회 수입과 관련해 가장 불평등이 심한 대목은 현역의원과 원외후보의 차이. 현역의원은 후원회 비중 60.96%, 개인자금 비중이 27.39%로 나타났지만, 원외후보는 후원회 비중이 36.98%에 불과한 데 반해 개인자금 비중이 53.9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조달 능력과 당선 가능성은 비례=재력과 당선은 일단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후보 중 재력가 상위 30인 가운데 33%인 10명만이 당선된 것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 재력가 중 상당수(8명)가 무소속이었지만 한 사람도 당선되지 못했다는 것은 재력보다는 소속정당이 훨씬 중요했음을 시사하는 대목.

하지만 선거자금의 수입(조달) 규모 순으로는 상위 30명 중 24명이 당선되었고, 6명만이 떨어졌다.

실제 당선자의 경우 선거자금 수입으로 평균 1억5600만원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반면 낙선자는 1억1600만원을 신고해 40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여성후보는 평균 1억3200만원을, 남성후보는 1억3100만원을 선거자금으로 모금해 남녀 후보별 선거자금 조달능력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홍보비 지출 확대=선거자금 지출과 관련해 2001년 동아일보와 연세대 국제학연구소가 16대 총선출마자 70여명을 집중 조사한 결과 유력후보들은 평균 70%를 조직 동원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17대 총선 후보자들은 60%를 홍보비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나 조직 동원형 바람몰이에서 매스미디어 방식을 이용한 이미지정치로 선거운동의 주종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이번 조사의 응답자 93.4%가 16대 총선에 비해 돈을 적게 썼다고 답했다. 후보들은 특히 선거비용이 줄어든 이유로 55.5%가 ‘감시와 처벌강화’를 꼽았다.

대표집필=임성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정리=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선거자금 모금순위 상위 30인의 모금액과 당선 여부
순위이름모금액수(원)당선여부
1조진형(한)3억3251만X
2이재창(한)3억482만O
3김원기(우)2억9717 만O
4배기선(우)2억8537만O
5이종걸(우)2억7570만O
6심규철(한)2억7000만X
7임태희(한)2억6778만O
8강재섭(한)2억6488만O
9문병호(우)2억6100만O
10이상경(우)2억5005만O
11강봉균(우)2억4906만O
12김양수(한)2억4832만O
13염동연(민)2억4816만O
14유재건(우)2억4700 만O
15이강래(우)2억4602만O
16추미애(민)2억4314만X
17허태열(한)2억4214만O
18김덕규(우)2억3666만O
19이근식(우)2억3382만O
20김성식(한)2억3329만O
21김기춘(한)2억3211만O
22홍준표(한)2억3186만O
23강운태(민)2억2907만X
24곽영훈(한)2억2888만X
25권선택(우)2억2800만O
26양형일(우)2억2741만O
27정세균(우)2억2706만O
28박상돈(우)2억2605만O
29김용학(한)2억2428만X
30구논회(우)2억2310만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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