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네티즌 사이트 투표 독려 봇물

  • 입력 2004년 4월 15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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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는 투표부대 소집 포스터 아래는 서해교전 전사 장병 추모사진
사진 위는 투표부대 소집 포스터
아래는 서해교전 전사 장병 추모사진
“투표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다운됩니다. 4월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선거휴무”

‘헤딩라인 뉴스’로 유명한 시사 패러디 사이트 미디어몹(www.mediamob.co.kr)의 메인 화면에 적힌 문구다.

이 사이트를 찾아 들어가면 컴퓨터 시스템오류를 연상케 하는 파란 화면에 “고만고만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계속하려면 아무 키나 누르세요”라는 메시지가 뜨고, 이어 키를 누르면 투표를 독려하는 문구만 달랑 적혀있는 초기화면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말 그대로 미디어몹은 15일 3시까지 선거휴무. 더 이상의 메뉴 둘러보기는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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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인 15일 각 사이트들은 보수, 진보를 불문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투표를 독려했다.

기발한 패러디로 유명한 진보사이트 딴지 일보(http://www.ddanzi.com/)는 투표부대 모집에 열을 올리는 중. 사이트주소를 찾아 들어가면 배너로 만들어진 ‘투표부대 소집 통지서’를 볼 수 있다.

딴지일보는 “총선을 맞아 꼴통방법준칙 및 상식수호원리에 의하여 투표부대 실전투입 소집을 통지한다”며 “주특기는 투표병, 소속은 0415투표부대, 주적은 (탄핵가결한) 딴민자 연합군”이란다. 또 “소집기간은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훈련장은 투표소이며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표적 친노사이트 서프라이즈닷컴(http://www.seoprise.com)은 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발언과 총선으로 탄핵을 심판하자는 문구를 배너로 띄우며 네티즌들의 투표참여를 촉구했다.

또 메인 화면에는 네티즌들 자신의 투표활동 상황을 담은 글을 올려 놓았다. 한 네티즌은 이곳에 사이월드 미니홈피 500여군데를 돌아다니며 ‘탄핵을 잊지말자’는 내용과 젊은이들에게 투표할 것을 강조하는 도올 교수의 말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다른 네티즌은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통해 특정 정당에 투표하도록 지인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보수 네티즌 사이트들은 주로 구국 호소글로 투표 결집을 유도하는 편이다.

탄핵찬성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청년우파연대(http://www.cafe.daum.net/blueff)는 메인 화면에 북한인권 관련 촛불시위때 독일인 폴러첸 박사와 회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과 서해교전 중 전사한 장병들의 추모 사진 등을 올려 놓아 방문하는 이들을 숙연케 했다.

이 모임의 최용호 회장은 게시판에서 “우리 조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표장에 꼭 나가시길 부탁한다”며 “북한 김정일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자유통일과 정치개혁을 이루어 반드시 민족중흥을 이루는 그날까지 친북좌경세력들에 굴하지 않고 다같이 함께 끝까지 싸워 나가자”는 글을 올려 투표를 호소했다.

보수네티즌들이 애용하는 조갑제 월간조선 사장의 홈페이지(http://www.chogabje.com/)의 표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조 사장은 메인화면에 한 네티즌이 쓴 ‘대한민국의 호국영령께 감히 바치는 詩’를 올려 놓았으며 노년층 네티즌들도 토론방을 통해 줄기차게 투표 독려글을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5시 40분에 도착해 1등으로 투표했다. 곧바로 나선 산책길 옆 약수터에 사람들이 와 있길래 투표 꼭 하시라고 말하고 왔다”며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꼭 지켜질 수 있도록 모두들 얼른얼른 투표하라고, 기권하지 말고 꼭 참여하라고, 아는 이들에게 또 전화를 ‘때려’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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