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책의향기]‘문외한씨…’ 펴낸 무용수 출신 제환정씨

  • 입력 2004년 4월 2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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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한 기자scoopjyh@donga.com
전영한 기자scoopjyh@donga.com
“저는 야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에요. 그래서 야구선수들은 왜 양말을 바지 위로 올려 신는지 궁금했어요.”

무용수 출신으로 춤에 대해 글을 쓰는 작가 제환정씨(30)가 무용관람 입문서 ‘문외한씨, 춤 보러 가다’(시공사)를 펴냈다. 그는 이 책이 “수많은 문외한씨에게 보내는 춤에 대한 변명”이라고 설명했다.

“문외한씨들은 이화여대 무용과에서 4년마다 한번씩 여자를 들어주는 남자무용수를 정말로 뽑는지 궁금해 했고, ‘백조의 호수’가 미국판 학춤이냐고 묻기도 했어요. 남자무용수는 대부분 동성애자냐, 여자무용수는 왜 다 가슴이 절벽이냐는 짓궂은 질문도 많았죠.”

이 책은 어느 날 무용 공연티켓이 생긴 문외한씨가 ‘어렵고 졸음 오는 무용공연을 보러 가느니 표를 남에게 줘버릴까’ 고민하는 데서 시작된다. 친절하고도 유머 넘치는 제씨의 설명에 힘입어 마침내 문외한씨는 직접 막 뒤의 무용수를 찾아가고 춤을 보러 가는 관객으로 변해간다.

‘미로 같은 무대 뒤 통로는 어두운 데다 세트 지지대 등이 있어 좁다. 오른쪽으로 퇴장해 왼쪽으로 등장해야 하는 무용수가 한꺼번에 몰리면 무대 뒤는 아수라장이 된다. 무대에서 분장실까지의 거리가 멀 때는 그냥 무대 뒤에서 옷을 갈아입기도 한다.’

‘무대 뒤의 소란’과 같은 설명은 무용수 출신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야기. 제씨는 무용수들의 다이어트, 발레의상의 비밀, 무용수의 발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들려준다.

그는 “이화여대 무용과에서 남학생을 뽑는가” 등의 질문이 계속되는 이유가 남성무용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지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엉덩이와 가슴의 피하지방, 거대한 골반 때문에 몸이 무거운 여성무용수들은 남성무용수의 에너지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어요. 남성이야말로 전사의 몸과 댄서의 몸을 동시에 타고났죠.”

책에는 발레리노 이원국씨의 아름다운 근육질 몸매가 담긴 ‘이카루스’ 사진 등 제씨가 사진연출에 참여했던 무용수들의 컬러사진도 모아 실었다.

이화여대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제씨는 대학원을 마친 후 월간 ‘춤과 사람들’의 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무용을 가르치는 작업을 준비하기 위해 7월경 뉴욕으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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