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공종식/신임 전경련회장과 박카스의 인연

  • 입력 2003년 11월 23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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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姜信浩)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대행의 첫 기자간담회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간담회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박카스’였습니다.

“웬 박카스?”

기자들의 눈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곧 의문은 풀렸습니다.

그는 박카스를 만드는 동아제약 회장이기도 하지요. 박카스는 지난해 동아제약 전체 매출액 5600억원 중 2000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상품입니다.

강 회장은 ‘편한 이야기’를 하겠다며 박카스와 자신의 인연을 꺼내더군요.

강 회장이 박카스를 개발한 것은 40여년 전인 독일 유학시절. 당시 강 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 남자들이 술 때문에 간과 심장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박카스를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들어있는 ‘타우린’ 성분이 몸을 보호해준다는 게 강 회장의 자랑.

그렇다면 왜 박카스는 40년을 훨씬 넘어서도 장수식품으로 사랑을 받게 됐을까요?

강 회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첫째는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 둘째는 마케팅의 힘이라는 게 강 회장의 고백입니다. 강 회장은 마케팅협회 회장을 오랫동안 할 정도로 관심이 많습니다. 셋째는 이름을 들었습니다. 박카스가 고 박정희 대통령을 연상시키면서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는 겁니다.

재미있는 점은 술 해독제 기능을 천명한 박카스를 개발하면서도 강 회장 본인이 술에도 관심이 많다는 점. 포도주를 49년째 마시고 있는 그는 몇 년 전에는 ‘위하여’라는 이름의 포도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양주 ‘J&B’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병 주고 약 주는 것 아니냐”고 기자들이 물었더니, “물론 병(박카스병)주고 약(타우린 성분)을 준다”며 박카스병을 가리키더군요. 탁월한 유머감각이었습니다.

신임 강 회장이 난마처럼 얽힌 전경련의 숙제를 풀어나가길 바랍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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