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2명 또 한국영사관 진입…中, 배후지원단체 색출나서

  • 입력 2002년 6월 17일 17시 58분


중국 베이징(北京)주재 한국 총영사관에서 발생한 중국 공안의 탈북자 강제연행 및 한국외교관 폭행사건으로 한중 양국간의 외교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 이모씨(30·여)와 엄모씨(31)가 17일 오전과 오후에 잇달아 총영사관에 들어가 또 한국행을 요청했다.

이들은 이날 민원인을 가장하고 가짜 신분증을 제시한 뒤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총영사관에 진입했다. 이로써 한국 총영사관이 보호하고 있는 탈북자는 지난달 23일 이후 모두 20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중국은 탈북자들의 한국총영사관 진입이 잇따르자 대대적인 탈북자 색출에 나서는 한편 배후 지원단체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중국은 최근 한국정부가 탈북자 망명사태를 방임, 조장하고 있다는 불만을 잇따라 한국측에 전달했다"면서 "특히 탈북자들과 지원단체의 연계 여부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탈북자들이 가짜 신분증으로 한국공관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전문적인 조선족 브로커가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이들 브로커들도 검거하려 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4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신원불명자의 잇딴 한국공관 진입 사실들은 한국의 정책 방향과 유관하다"면서 "북한인들 중에는 10차례 이상 중국에 온 사람이 있으며 이번에 붙잡힌 사람(원모씨)도 6차례나 중국에 왔고 가짜여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움직에 따라 그동안 탈북자들을 도와 준 중국내 한국인들도 최근엔 탈북자들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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