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아요] 몸에 좋은 채식

  • 입력 2002년 3월 13일 11시 09분


채식을 하면 좀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채식붐이 일고 있다. 동물성 지방이 없는 음식을 먹으면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아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줄어들고, 각종 암도 예방할 수 있다는데…. 채식이 건강에 좋은 이유와 주의점 등을 알아보았다.

▲ 채식이 우리 몸에 좋은 이유

지난 연초에 한 방송사에서 채식의 중요성을 다룬 프로그램을 방영한 뒤 채식에 대한 관심이더욱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한적했던 채식 식당이나 채식 재료 전문점에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채식에 관한 인터넷 사이트도 방문자가 수천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야채 중에서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것들을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

채식관련 서적도 인기있기는 마찬가지.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 <나는 풀 먹는 한의사다>,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등의 채식관련 서적 판매량이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 채식관련 인터넷 동호회도 그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하이텔채식동호회’와 ‘한국채식동호회연합’이 바로 그 대표격이다.

그렇다면 채식이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건지 알아보자.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을 갖고 있으면 장의 운동이 나빠지고, 몸에는 콜레스테롤이 쌓여 여러가지 질병에 걸리기 쉽다. 그러나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면 변비에 좋은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게 되어 변비가 없어진다.

변비는 장의 활동 부족으로 몸에서 빠져 나와야 할 대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장에 남아 있으면서 독소를 만들기 때문에 만병의 근원이 된다. 좀더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다면 변비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채식이 가장 효과적이다.

채식, 즉 고섬유질 식사의 또 다른 장점은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섬유소가 포만감을 느끼게 하므로 과식을 방지하고, 비만으로부터 해방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은 채식을 하는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폐암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미국 하버드 의학학회의 에드워드 지오반누치는 ‘살코기를 일주일에 5회 이상 섭취한 사람은 한 달에 한번 미만으로 섭취한 사람에 비해 결장암에 걸릴 확률이 4배나 더 높다’고 밝혔다. 그리고 5만 명의 성인 남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살코기를 많이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거의 2배나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과일, 채소, 도정하지 않은 곡류, 저지방 육류, 유제품 등을 많이 먹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암이나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3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성장기 어린이나 임산부인 경우 극단적인 채식은 피해야

그러나 육류에 풍부한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칼슘, 철분 등의 무기질은 채소에 거의 없거나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채식만 고집하면 영양 공급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채식주의자들은 콩에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비타민 A, B, E, K 등이 들어있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신선한 녹황색 야채, 도정하지 않은 곡식, 해조류 등은 체내에서 서식하는 세균에 의해 일부가 생화학적으로 활성화된 비타민으로 변화되므로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인체의 영양소 흡수율은 동물성 음식보다 식물성 음식이 낮기 때문에 같은 양의 영양소라면 식물성 음식은 동물성보다 서너배 이상 섭취해야 한다. 따라서 많은 영양소가 필요한 임산부나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먹는 양이 적은 노인 등은 채식만 해서는 곤란하다. 반면 잦은 회식으로 육류와 술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직장인이나 운동부족으로 살이 찐 주부, 혈액 검사상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 사람은 채식 위주로 식단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 채식할 때의 주의점

몸에 이처럼 좋다고 하는 채식을 할 때는 큰 용기를 내야 한다. 평소에 좋아하던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처음 채식을 할 때는 몸에 힘도 없고,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이것은 우리 몸이 새로운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때는 과일을 평소보다 더 많이 먹어 당분을 섭취해 주면 도움이 된다. 깨나 견과류 등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한결 더 든든하게 지낼 수 있다.

흔히 채식이라고 하면 야채나 식물성 재료만 먹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채식을 하는 사람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우유는 먹지만 육류는 섭취하지 않는 유제품 채식주의자(lacto vegetarian), 둘째는 우유와 달걀은 먹지만 육류는 섭취하지 않는 유제품-달걀 채식주의자(lacto-ovo vegetarian), 셋째는 동물성 식품은 전혀 먹지 않는 극단적인 채식주의자(vegan)가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채식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은 대부분 유제품-달걀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채식에 대해 확실한 믿음이 없을 때는 다양한 종류의 버섯 요리를 해 먹으면 좋다. 버섯은 채식주의 식단에서 흔히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 B복합체와 칼슘 흡수를 촉진하는 프로비타민 D를 많이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식품이며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하다.

여러가지 버섯 요리를 개발하여 버섯의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것도 채식의 새로운 방법. 아울러 맨손체조나 가벼운 산책 등의 운동을 한다면 몸이 더욱 가볍고 튼튼해진다.

<여성동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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