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Team Review - 삼성라이온즈

  • 입력 2001년 12월 6일 14시 47분


2001시즌 성적 - 81승 52패 (승률 .609) 739득점(1위)/644실점(2위)

1203승 972패.. 20 차례의 시즌 동안 라이온즈가 기록한 성적이다. 물론 라이온즈는 리그의 통산 최다승, 최다승률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90년대 중반, 몇 차례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도 불구하고, '강팀' 의 이미지가 퇴색되지 않았던 구단이기도 하다. '물론' 한국시리즈에서 축배를 든 경험은 없는 팀이기도 하다. 오랜 숙원의 달성을 위해 구단 고위층은 '살아있는 전설' 김응룡 감독을 영입했다. 그의 생물학적 연령을 고려하면 '종신 계약' 이라고 해도 좋을 '5년' 이란 임기를 보장하면서 말이다.

2001시즌을 앞두고 라이온즈가 겨우내 몰두했던 부분은 대략 다음과 같다. 99시즌 이후, 팀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톱타자 문제의 해결, 역시 99시즌 이후 난맥상으로 부각되었던 포지션 중복 문제의 해결과 외야 라인업의 정비, '시리즈에서 통할 수 있을' 선발진의 구축.

톱타자 문제는 오래 전부터 기다려온 루키 박한이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기대주이긴 하나... '20년차'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은 신인 선수가 데뷔 년도에 순탄하게 적응하리라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크게 높아졌다. 갑작스레 떠 안게 된 마해영 탓에 포지션 중복과 외야 라인업의 정비는 시즌을 치러 가면서 해결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임창용의 선발 전환 성공과 용병 투수들의 활약 여부 또한 쉽게 낙관하기는 어려운 문제였다.

라이온즈의 2001시즌을 좌우할 위의 세 가지 과제는 '최상' 에 가까운 결과를 빚어냈다. 박한이는 130경기에 출장, .279/.384/.445/.829/ 라는 비교적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어냈다. 98년의 플레이오프에서 강동우가 쓰러진 이후, 라이온즈는 3시즌만에 .350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는 톱타자를 얻었다. '이변' 에 가까운 김기태의 몰락 탓에 포지션 중복과 라인업의 재편성도 쉽게 이루어졌다. 라이온즈는 지난 93시즌 이후, 가장 이상적인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에 성공했다. 외야수들의 '화력부족' 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긴 하지만, 그 핸디캡을 안고도 라이온즈는 8개 구단 중 최다인 739득점을 기록했다.

5시즌만에 선발로 복귀한 임창용은 184 2/3이닝을 던지며 14승, 3.90의 방어율을 기록한다. 살로몬 토레스 대신 한국 땅을 밟은 갈베스 또한 '홈플레이트를 압도하는' 구위와 노련미로 마운드의 주력이 되었다. 2001시즌의 '신데렐라' 배영수의 활약은 그가 2000시즌을 앞두고 입단할 당시, 장준관의 트윈스 行에 아쉬움을 토로하던 팬들의 기우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후반기 들어 마무리로 전업한 김진웅도 '기대만큼' 의 활약은 보여주었다. 김상엽, 박충식, 김태한 트로이카가 활약했던 93시즌 이후 최상이라 해도 좋을 투수진을 구축하는 데에 성공한다.

눈에 쉽게 들어올 만한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문제점들이 다른 '잘 풀리는' 점들의 상승효과에 묻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 김기태의 '공백' 은 시즌 내내, 거의 팬들에게 '공백' 으로 체감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자리를 대신한 강동우는 .251/.347/.357/.709의 기록을 보여주었다. 정상적인 출장이 보장되었다면, 김기태가 ops .950 이하의 성적을 보였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물론' 김기태가 시즌 내내 건강을 유지하며 코칭스텝과의 불화 없이 경기에 출장할 수 있다면 말이다. 김기태는 지난 2년 간의 경험으로 외야수비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절대부족' 이라고 해도 좋을 좌투수의 문제도... '왼손이 할 일을 대신 하는' 오른손 마운드의 힘으로 시즌을 버텨냈다. 김태균의 부상, 어깨수술로 인한 정경배의 동계훈련 부족은 키스톤 콤비의 예리함을 예년에 비해 떨어뜨리기도 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온즈는 81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라이온즈는 한국시리즈의 챔피언으로 기록되지 못했다. '저주' 는 아닐지라도.. 이 팀이 '不運' 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인정할 만할 듯 하다. 갈베스와 임창용, 김진웅 등 주력 투수들이 시리즈를 앞두고 얻은 부상으로, 자신의 공을 뿌리지 못했다. 시리즈는 누구도 예기치 못했던 양팀 타선의 '무제한' 화력대결 양상으로 흘러갔고, 이 팀은 또 한 번의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아마도, 2002 시즌에도 라이온즈는 가장 강한 전력을 갖춘 팀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 팀의 프런트는 그 가능성을 '좀 더' 높이기 위한 전력보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양준혁과 브리토, 오상민.. 저마다 팀 구성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면면들이다.

물론 라이온즈도 그들을 얻기 위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적어도 '2002시즌' 에 한해서, 라이온즈는 9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팀 전력을 구축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노력이 팀의 숙원을 이루게 할 수 있을지의 여부이다. 올 시즌의 시리즈에서도 여지없이 재현된 불운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는지 말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2001 시즌은 라이온즈가 93시즌 이후 가장 시리즈 우승에 가까이 다가섰던 시즌이며, 팀의 전력이 강화될수록, '不運' 이 개입할 여지와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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