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다양한 사람이 모여야 창의적 조직이 된다

  • 입력 2001년 5월 18일 18시 55분


◇스파크/도로시 레너드·월터 스왑 지음/나상억 옮김/302쪽, 1만3000원/세종서적

최근 우리나라 공교육에 대한 비판이 무성한 가운데 창의력 개발이 핵심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때 유행했던 제안 제도를 비롯해 최근의 학습 조직과 지식 경영에 이르기까지, 경영자들은 창의적인 조직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경영학과 심리학 전공 교수가 공동으로 집필한 책답게 저자들은 첫 장부터 창의력에 대한 각종 고정 관념들을 여지없이 깨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IQ가 높은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해서 창의적인 집단, 나아가 창의적인 조직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는 정부 기관, 대학, 대기업들 중에서 창의적인 집단은 과연 얼마나 될까? 혹시 우수한 인재들이 보유한 창의력을 충분히 발산, 수렴하지 못하는 장애물들이 조직 내에 산재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개인과 달리 집단 창의력은 소수의 창의적인 사람들에 의존하기보다는 창의력 프로세스를 어떻게 계획하고 관리하는가에 더 많이 좌우된다.

따라서 저자들은 창의력을 준비, 혁신 기회 발견, 발산, 숙성, 수렴 등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표현하는 5단계의 프로세스로 정의하고 경영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프로세스를 관리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발산하기 위해 ‘창의적 마찰’이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창의적 집단이 되기 위해서는 지식, 문화, 혹은 사고 스타일이 이질적인 다양한 사람들을 선발함으로써 지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질적인 사람들의 다양한 견해를 통해 건전한 의견 차이와 갈등을 유도해야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예컨대 닛산이나 보잉은 문화적 다양성을 활용해 우수한 신제품을 개발했으며, 페덱스(FeDex)와 디즈니는 색다른 사람들을 고용해 조직의 창의력을 촉진시켰다.

물론 경영자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자를 지원하고 이들을 보호함으로써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뿐 아니라, 견해 차이에 의한 구성원간 갈등이 인간 관계 측면에서 상처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책의 마지막 5장과 6장은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한 물리적, 심리적 환경 설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구성원들끼리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은 창의력을 고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심리적 분위기에 해당하는 개방적인 의사소통, 어렵지만 성취 가능한 목표 설정, 낙관적인 조직분위기 조성 등도 집단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중요한 방법들이다.

관료적인 분위기와 붕어빵 같은 구성원들로만 가득 찬 생기 없는 조직의 책임자라면, 이 책을 통해 조직을 활성화시키는 문제를 심각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동헌(가톨릭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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