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본격 미용 전문만화<시저스>출간

  • 입력 2001년 4월 26일 11시 04분


남자 미용 전문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똑같은 제목의 만화 2편이 출간됐다. 강신재씨의 <시저스>(SCISSORS)(시공사)와 하쉬구치 타카쉬의 <시저스>(세주문화사)가 그것. 한국과 일본의 10대 젊은이가 최고의 미용사가 되기 위해 겪는 성공담을 진지하게 그린 작품이다.

신인작가 강신재씨의 <시저스>에서는 아버지가 미용실을 경영하는 19세 소년 '자연각'이 주인공이다. 매사에 천방지축이지만 미용사로선 타고난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시저스'는 미용 가위를 일컫는 말로 자연각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유일한 물건. 남들은 2시간이 걸리는 퍼머를 단 20분에 깔끔하게 해치우는 그에게는 2년동안 별러 온 전국미용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국내 최고의 미용고수라 불리는 '가위손'을 누르려는 자연각의 동기생 '주문진'은 불법 심사를 위해 미용협회를 휘두르려 하고 이 암투에 자연각은 휘말리게 된다. 대회 도중 그들의 음모가 밝혀져 '다공성모(건조하고 손상된 두발)' 마네킹을 받고 궁지에 몰린 자연각은 여기에 은박지를 두르고 불을 질러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 열과 접착제를 사용, 갈라진 모발을 찰랑거리고 윤기나는 머리결로 만들어낸 것. 그러나 심사위원 '배지기'는 그의 행동이 진정으로 손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용 대회에서 이기고자 하는 승부욕이라며 탈락시킨다. 이후 배지기의 제자로 들어간 자연각은 자만심을 버리고 미용사 본연의 자세를 배우게 된다.

이 만화의 장점이라면 현장감이 살아 있다는 것. 미용실의 궂은 일을 도맡아야 하는 신참 미용사들 이야기, 자신이 원하던 것과는 너무 틀리다고 화를 내는 손님 이야기들은 공감이 간다. 또 작가가 직접 현장 취재를 하며 익힌 미용기술들은 작품 이해력에 도움을 준다.

반면 일본 작가 하쉬구치 타카쉬의 <시저스>는 강씨의 만화보다 어두운 색채를 띄고 있다. 오키나와의 작은 이발소 아들 '카리야'를 주인공으로 한 이 만화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서 꿈을 이룬다는 일종의 '성공 시대'형 만화.

미용사가 되기 위해 가족을 버리고 가출한 어머니를 원망하는 카리야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쿄로 가서 미용사가 되겠다고 고집한다. 마음을 독하게 먹은 카리야는 혈혈단신 하라주쿠의 유명 미용실을 찾아다니며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번번이 거절당한다.

그러던 중 자신의 머리를 손질해 준 미용사 '코마츠'의 환상적인 커트 솜씨에 반해 자신을 제자로 받아달라고 부탁한다. 코마츠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카리야에 내재되어 있던 근성과 기질. 시험삼아 맡겨본 한 손님은 카리야의 커트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만족하며 기뻐한다.

일본의 첨단 유행을 한 눈에 느껴볼 수 있는 하라주쿠 거리의 미용실 '시저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만화는 국내 패션잡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일본 유행 통신'을 접해 볼 수 있다. 강씨의 <시저스>와 비교해 봤을때 훨씬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이 많이 등장한다.

두 작품은 모두 앞으로 자국에서 성공한 주인공들이 세계의 헤어 디자이너로 발돋움한다는 내용을 그릴 계획이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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