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검정 문제없다"…日총리후보 4명 주장

  • 입력 2001년 4월 13일 18시 29분


일본 차기 총리에 도전하고 있는 후보 4명이 일제히 문부과학성의 역사교과서 검정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등이 요구하고 있는 교과서 재수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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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전총리) 행정개혁담당상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후생상,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자민당 정조회장, 아소 다로(麻生太郞) 경제재정담당상 등 4명은 24일 실시될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공식선언하고 12일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 후보 중 자민당 총재로 뽑힌 사람은 26일 국회 총리 선거를 통해 차기 일본 총리로 선출된다.

하시모토 행정담당상은 이날 입후보자 공동기자회견에서 “각국이 자국 역사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일본에서는 극단적인 것을 배제하기 위해 검정제도를 도입했다”고 현재의 검정제도를 옹호했다.

고이즈미 전후생상은 새 역사 교과서의 역사왜곡을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이 반발하는 데 대해 “비판은 자유지만 일본이 그 때문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가메이 정조회장은 “국가가 다르면 역사관도 일치할 수 없다”면서 “이런 질문 자체가 나오는 것이 무언가 잘못돼 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소 경제재정담당상은 “미국 교과서도 남북 전쟁을 ‘시민전쟁’ ‘북부의 침략’이라고 서로 다르게 쓰고 있다”면서 “이번 문부성의 검정결정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일본 외상과 문부과학상 등이 밝혔던 일본 정부의 주장과 다를 바 없는 발언들”이라며 “개별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검정 교과서에 대한 정밀검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종합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문부과학상은 13일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현 단계에서 교과서 재수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재수정 외의 대응방법이 있을 수 있는지를 한일 양국이 대화를 나눈 뒤 이성적이고 건설적인 대답이 나온다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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