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코믹스투데이' 유료화 전환에 회원들 찬반 논란

  • 입력 2001년 3월 14일 19시 00분


인터넷 만화 포털 사이트 '코믹스투데이'(www.comicstoday.com)의 게시판이 뜨겁다. 각 장르별 만화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사이트였던 '코믹스투데이'가 오는 4월 중 "유료화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를 두고 찬반의견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는 것.

지난해 7월부터 만화 컨텐츠를 모두 무료로 서비스해 온 사이트가 유료화 선언을 하면서 관련 포럼과 안내 코너를 마련하자 네티즌들은 못마땅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ovll'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회원은 "어느 한 업체에서만 공짜로 우유를 줬기 때문에 소비자는 즐거워했는데 그것에 익숙해졌을 즈음 갑자기 돈을 내라고 하면 아쉽더라도 우유 먹기를 포기할 수 없다"며 "유료화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zzangisi'라 밝힌 한 네티즌도 "1년이 안돼 다른 곳과 똑같이 유료화를 시행하다니 독자 입장에서 당황스럽다"며 "처음부터 무료로 했으면 끝까지 그렇게 하라"며 유료화를 적극 반대했다.

또 "회사가 어렵다고 그 책임을 독자에게 돌리다니요. 무료로 가입한 회원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회원도 있었다.

반면 출판된 단행본을 스캔해서 서비스하는 여타의 사이트와 달리 온라인으로 연재되는 새로운 작품에 집중적으로 지원해온 '코믹스투데이'의 운영 방식을 "인터넷 만화방의 특성을 살린 것"이라며 칭찬하는 회원들도 많았다.

무료 회원의 숫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금, 유료화를 수준 높은 컨텐츠 제작을 위한 필수 과정으로 생각하는 네티즌들도 상당수였다.

"많은 작가들의 창작물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코믹스투데이'가 계속 무료로 운영되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지 모른다. 다만 좋은 작품이 나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재를 동시에 하고 업데이트 일정을 엄수하는 등 몇 가지 사항은 꼭 지켜져야 한다"(ID sabrina)

"유료화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인 가격 결정이라고 봅니다. 우선 유료화가 되면 지금과 무엇이, 어떤 방식으로 좋아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듣고 싶습니다"(ID keinny)

이외에도 'jinsubi'라는 아이디를 가진 회원은 "지금까지 사이트를 통해 이현세, 황미나, 강모림, 신영우, 천계영 등의 인기 작가 작품들을 오프 라인보다 먼저 볼 수 있었던 것은 큰 장점이었다"며 유료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믹스투데이'가 찬반논쟁 속에서도 유료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매월 지출하는 작가들의 원고료만 억대를 웃돌기 때문. 거기다 거의 모든 만화를 컬러로 게재하고 서비중인 일본어판뿐 아니라 올해 안에 오픈할 중국어판, 영어판을 준비중이어서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믹스투데이'측은 "유료화는 많은 고민과 논의 끝에 내린 불가피한 결론"이라며 "앞으로 기존 작가들뿐 아니라 역량있는 신인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사이트를 발전시킬 계획이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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