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와 놀아나다]전지현 CF 무조건 뜬다

  • 입력 2001년 1월 5일 19시 26분


전지현이 나오는 CF는 무조건 뜬다. 그야말로 찍히면 뜬다. 사람들은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 내리는 카메라의 시선에 꼼짝없이 걸려든다. 017 역시 마찬가지다.

스테이지 입구에 들어서는 전지현. 렌즈처럼 올록볼록하게 꾸민 벽, 메탈 느낌을 풍기는 내부 장식은 마치 미래적인 공간처럼 보인다. 나이트클럽일까? 두런두런 바에 앉아있는 여자들이 스친다.

그녀는 자신을 매료시킬 그 무언가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그때, '세상을 바꿀 아이가 왔다' 카피가 뜨고 i 캐릭터가 등장한다. 고글을 쓰고 멋을 부린 빨간 색의 아이는 외계인 같기도 하고 만화 주인공 같기도 하다.

아이(i)는 마치 마법처럼 펼쳐지는 멀티미디어 세상을 보여준다. 입체화면으로 뜨는 갖가지 서비스. '그래 이 아이야' 새로운걸 갈구하던 전지현은 한 눈에 아이에게 반한다.

이 '반함'의 찰나적인 순간이 광고의 매력포인트다. 어깨가 다 드러난 슬립형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전지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촤르륵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몸을 휘감는다. 드러난 어깨를 느릿하게 움직이는 금빛 실루엣.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얼굴을 감싸안는 모습이 더 없이 섹시하고 관능적이다.

쉿! 아이는 손짓을 하고 'Open Your I' 라는 슬로건을 남기고 팽그르르 몸을 돌리더니 i브랜드로 쏙 들어간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전지현의 새로운 파트너 아이(i)는 어떤 존재일까. 017의 마스코트다. 무선 인터넷 세상을 주도하는 상징이다. 신세기통신에서 서비스하는 브랜드 네임도 아이터치, 아이 클럽, 아이니로 꾸몄다.

이제는 그야말로 인터넷 세상이다. 풍요롭고 없는게 없는 곳이지만 한편으론 건조하고 막막할 수도 있는 공간. 그 사이버 공간에 인간을 닮은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의 출연은 그럴싸해보인다.

그리고 전지현. 그녀는 참 모를 일이다. 가만 들여다보면 순수한 눈매와 청순한 얼굴이다. 마치 수채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모습 어디에서 그런 도발적인 끼가 표출되는 걸까.

삼성 마이젯에서 넘쳐나는 끼와 리드미컬한 테크노댄스로 춤바람을 몰고 온 소녀. 현실에선 존재감이 약한 그녀가 광고 속에서는 파릇파릇하게 물 오른 생명력으로 넘쳐난다.

이번 광고에서는 고의적인지 몰라도 자극적인 춤은 피해간다. 섹시춤으로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 어쩌면 그녀로선 벗기 어려운 이미지일지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약간의 몸짓만으로도 그녀는 '이미' 섹시하다. 마치 밑그림으로 섹시한 춤을 깔아둔 것처럼.

CF퀸 전지현. 이 권좌는 최고의 칭찬이면서 최고의 속박일 수도 있다. 그녀가 단선적인 섹시한 이미지 뿐 아니라 풍부한 표정을 지닌 여배우로서 훨훨 비상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김이진 AJIVA77@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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