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박찬호 사이영상 '네티즌인기상' 1위

  • 입력 2000년 11월 17일 13시 59분


한국 네티즌들의 힘은 정말 대단했다. LA다저스의 박찬호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인기투표에서 다른 후보들을 엄청난 표 차이로 제치고 1위에 등극한 것.

14일 오전까지는 랜디 존슨과 톰 글래빈에 이어 3위에 그쳤으나 메이저리그 공시사이트에서 사이영상 예상 수상자에 대한 설문이 진행중이라는 소식이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상황은 돌변했다. 14일 오후에는 전체 득표수의 4분의 3을 넘어서는 수치로 수위를 달리게 된 것.

보나마나 한국 네티즌들이 적극적인 투표가 그 결정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간에 한국 네티즌들의 애국심은 아마 세계 최고가 아닌가 싶다.

사이영상은 메이저리그 초창기인 1890~1911년 사이에 맹활약했던 사이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었다. 사이는 빠른 공을 상징하는 사이클론에서 따온 것으로 사이영이 본명은 덴튼 트루 영. 사이영상은 1956년 처음 제정되었고 해마다 전미야구기자협회의 회원 32명의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 1966년까지는 리그 전체에서 한 명에게만 수상했으나 그 이듬해인 1967년부터 양대 리그에 각각 한 명씩 수상하게 되었다.

결국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7년만에 아시아선수 출신 최다승(18승)을 거두며 처음으로 사이영상 후보에 올랐으나 진짜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한 표도 얻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국내와 달리 박찬호의 인지도가 높지 못하고 사이영상 투표는 시즌 종료 후 바로 실시하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의 인기투표는 영향을 줄 수 없었던 것.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보스톤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작년에 이어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만장일치로 상을 받은 유일한 투수가 되었다. 한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랜디 존슨도 99년에 이어 또 다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역대 사이영상을 가장 많이 받은 선수는 로저 클레멘스로 5번 수상했으며 그랙 매덕스는 1992년부터 1995년까지 4년 연속 상을 받은 기록을 갖고 있다.

비록 박찬호가 올 시즌에는 사이영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으나 앞으로 그의 수상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 그의 올해 성적이 그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내년 시즌 박찬호가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오르기만을 고대한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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