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한국축구가 갈 곳은 무덤(?)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3시 54분


더 이상 투지를 앞세워 몸으로 때워가지고는 한국축구가 갈 곳은 무덤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축구가 시드니올림픽 졸전에 이어 출전한 아시안컵축구에서도 계속된 망신에 몸둘바를 모르고 있다. 대회 때마다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이번 대회는 우승이 목표다!, 본선진출이 목표다!"라며 떠들어대곤 진작 대회에 나가면 쪽도 못쓰고 돌아오고 있다.

우승을 한다며 한층 부풀려 떠난 아시안컵대회에서 한국은 간신히 와일드카드로 뒷문을 닫으며 8강에 진출했다. 더한층 가관인 것은 8강에 진출한 후 하는 짓거리들이다. 허정무 감독은 마치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이란과의 8강전에서 4년전의 대패를 꼭 설욕하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무슨 축구가 어린애 장난인줄 아나, 아니면 또 한번 축구팬을 우롱하는 말로 위기를 한번 넘어볼려고 하는 것인가. 물론 경기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 현재의 한국축구의 위치로는 4년전의 설욕은 고사하고 다시한번 망신을 안당하는 것만해도 다행일 정도의 수준이다.

한국축구의 수준은 관중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레바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대회는 현재 레바논의 내전으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으나, 일본경기의 관중은 5000명을 웃도는 반면 지난 한국과 인도네시아와의 경기 관중은 관계자 50여명을 제외하면 200명도 안되는 창피한 숫자였다. 그만큼 한국축구가 이제는 재미가 없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 돌아오면 국가대표 감독을 시작으로 또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겠지만 정작 중요한 선수들의 실력을 키우는 것은 등안시 하고 있다. 수비가 약하네 골 결정력이 부족하네 하며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뛰어난 선수는 키울 생각을 못하고 있다.

예전처럼 척박한 축구 기반에 가뭄에 콩나듯이 나오는 뛰어난 선수 몇 명에 의지하며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는 것은 진짜 멍청한 넘들의 짓거리일 것이다. 이젠 좀 더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비록 지금은 경기에 질지라도 앞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나올 수 있도록 투자 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머리가 깨지는 선수에게 투지가 좋다며 칭찬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밖에 하지 못하는 한국축구의 현실을 한탄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차라리 가능성 있는 하키나 펜싱등에 돈을 투자하는 방법은 어떨지….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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