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Moonlight Becomes Music

  • 입력 2000년 9월 9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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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마음을 달빛에 담아 전달한다

"은은한 달빛과 함께 내 뜨거운 사랑을 받아주오"

누군가에게 자신의 애타는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할 때 어떤 방법을 이용하는지. 지금이야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랑의 마음을 담아 보낼 수 있는 E-Mail과 여자의 마음을 400번의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쓰러뜨릴 수 있는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영화 '줄리엣과 로미오'의 한 장면처럼 은은한 달빛아래에서 사랑을 애원하는 남자가 붉은 장미꽃을 들고, 여자를 향해 무릎을 꿇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부르는 고전적인 방법은 지금까지도 아주 낭만적이면서도 사랑을 쟁취하는데 사용되는 성공적인 방법 중 하나다.

'달(Moon)'은 지구의 둘레를 약 28일에 한 번씩 도는,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다. 밤에 하늘에 떠서 햇빛을 반사하여 밝은 빛을 내는 이 위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을 얘기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다. 캄캄한 어둠 속을 뚫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달의 모습과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달빛은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 달콤한 상상에 빠져들게도 하고, 헤어진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이루지 못한 사랑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달을 보며 기도한다. 달과 사랑은 필수 불가결한 관계로 되었고, 사랑의 여러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때로는 헤어진 그녀의 얼굴로, 때로는 사랑을 완성시켜줄 희망의 빛으로.

떠나간 그녀, 김현철의 '달의 몰락'

'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노래 중 김현철의 '달의 몰락'이 있다. 김현철의 3집 타이틀곡이기도 한 이 곡에서 그는 '달'을 떠나간 여인과 동일시한다. 그녀가 남자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리고 매일 만날 때도, 무참히 그 남자를 차버릴 때도 말한 "탐스럽고 이쁜 저 이쁜 달"을 그는 헤어진 그녀의 모습을 그리면서 노래를 한다. '달의 몰락'이란 제목에서는 그녀가 남자의 곁을 떠나갔다는 말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

닿을 수 없는 곳의 그녀, 조규찬의 '달'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행성이면서도 아직도 많은 신비로운 비밀을 담고 있다. 옛 소련의 우주선 루나호가 달에 처음 접근하면서부터 수많은 사람들은 달의 비밀을 파헤쳐 내려고 다가감에도 불구하고 달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모습을 조심스레 감추고 있다. 달의 모습을 파헤치려는 사람의 모습을 마치 여자의 알 수 없는 속내를 파보려는 남자의 행동과 비슷하다고 한다면 너무 억지스러운 것일지. 조규찬의 5집에 수록된 '달'. 그 곡에서 조규찬은 다가가면 저 멀리 달아나 버리는 달의 모습을 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에 대입시키고 있다. "다가갈수록 넌 그만큼 넌 더 조용히 내게서 멀어져...처음부터 내겐 닿을 수 없던 높은 곳에 있던 널"라고.

갈 곳 잃은 이의 편안한 안식처, 어떤날 '초생달'

캄캄한 밤 깊은 숲 속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는 하얀 달빛에 의지해 자신의 갈 길을 찾아간다. 어디 깊은 산중에만 그런 것이 해당이 되겠는가?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일상의 생활 속,

외로이 술잔을 기울이는 누군가의 옆에서 달빛은 은은함으로 변하지 않는 친구가 될 것이다. 어떤날 2집의 '초생달'의 "내 마음 한 구석 그 자릴 채우려 내가 또 찾아가는 곳"이 바로 달빛이 비추이는 편안한 안식처가 아닐지. 이처럼 달은 사랑하는 이의 애틋한 그리움을 그리기도 하지만 어디로 갈지 정처 없이 헤메이는 이의 동행자가 되기도 한다.

음산함에 휩싸이다, 신해철 '월광'

하지만 달의 이면에는 사랑과 그리움 뿐 아니라 속에 숨겨진 이상한 기운을 꺼내놓는 마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예전에 TV에서 방영했던 '늑대마녀' 라는 영화를 기억하는지. 둥근 보름달만 떠오르면 아름다운 여주인공이 무시무시한 늑대인간으로 변해 자신도 모르는 힘으로 세상을 확 뒤집어 놓고 새벽녘에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영화. 그 영화를 볼 때마다 달의 어떤 기운으로 인해 저 사람이 늑대로 변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등뒤가 오싹해짐을 느꼈다. 신해철과 윤상이 만들었던 노댄스에 수록되었던 '월광'. 이 노래는 신해철의 테크노 앨범인 [Crom's Techno Works]에 수록되면서 더 변화무쌍한 테크노로 변신했다. 신해철이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사운드와 함께 그의 입에서 뱉어지는 냉소적인 가사들은 보름달이 떠오르는 늑대인간이 어디선가 툭하고 튀어나올 것 같은 음산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슬픔이 묻어 있는 달빛, 박지윤 '달빛의 노래'

또한 박지윤의 4집 수록곡인 '달빛의 노래'에서는 믿었던 사랑을 잃은 여인의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 아침이면 사라져버릴 달빛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버린 사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명인 슬픔이 묻어 있는 달빛을 받은 여자는 성숙한 여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하루종일 내리쬐던 뜨거운 태양이 모습을 감추고 캄캄한 밤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달은 자신의 빛과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그 달을 쳐다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빙그레 남모를 미소를 지을 것이며, 지나가 버린 사랑을 기억하며 달빛에 기대어 눈물지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아직 사랑하는 마음을 상대방에게 꺼내 보이지 않았다면 오늘 한 송이 장미를 준비하고 달빛이 잘 비추이는 통유리 카페에서 마음을 건네는 것은 어떨지. 하얗고 투명한 달빛은 당신의 마음을 고이 포장하여 전달할 것이다.

송수연 love41@tubemusic.com

기사제공 : 튜브뮤직 ww.tube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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