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의 사회학]노만수/거대유방 축소술은 미용아닌 재활

  • 입력 1998년 10월 29일 19시 04분


유방이 크기만 하면 좋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절벽 유방’은 심리적 콤플렉스만 갖지만 ‘거대 유방’은 심각한 육체적 고통까지 부담해야 한다.

10여년전 쯤 미국에서 유방축소수술을 연수받을 때 지도교수로부터 “한국여성의 유방은 피자 판처럼 납작할텐데 무엇하러 이렇게 힘든 축소수술까지 배워가려 하느냐?”는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요즘 유방이 너무 커 고민하거나 고통받는 여성이 의외로 많다.

유방이 체격에 비해 지나치게 크면 고통스런 일이 많다. 유방통이 심한 것은 물론 유방무게에 브래지어 끈이 당겨 어깨가 패이고 허리까지 굽어지게 된다. 또 여름철이면 피부가 접혀 습진이나 피부염이 생기기도 한다.

항상 펑퍼짐한 옷만 입어야 하고 사람들 앞에 나설 때도 어깨를 움츠리게 되고 가슴이 출렁거려 운동하기도 어렵다. 이들의 처참한 고민을 듣고 있노라면 작은 유방이 오히려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대유방’은 수술로 크기를 줄여주는 방법이 현재로선 최선. 축소수술을 하다보면 수술흔적이 남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주저함이 없다. 아름다움보다 불편해소가 더 급하기 때문일까?

20,30대의 젊은 여성이 확대술을 많이 원하는데 비해 축소수술을 받는 사람은 10대부터 60대 할머니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수술받은 환자의 절반 정도가 20대 미혼여성이라는 사실. 축소술은 미용수술이 아니라 육체적 고통을 해소하고 대인관계나 사회성을 개선시키는 재활수술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02―591―9100

노만수(유방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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