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얽히고 설킨 퍼즐같은 스토리 ‘무간도3’

‘무간도’시리즈의 종결편인 ‘무간도3-종극무간’ 사진제공 사람과 영화

7월2일 개봉 예정인 ‘무간도3-종극무간’은 ‘무간도’ 1,2편과 내용은 연결돼 있지만,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1, 2편이 엇갈린 운명과 권력을 둘러싼 암투를 속도감 있게 담아냈다면, 3편은 ‘경찰에 침투한 조직 스파이’와 ‘유능한 경찰’이라는 두 가지 정체성 사이에서 자아분열을 하는 유건명에 초점을 맞춘 사이코드라마의 성격이 짙다.

진영인(량자오웨이·梁朝偉)이 죽은 뒤 경찰 내 최고 실력자인 보안반장 양금영(리밍·黎明)은 이 사건의 재조사에 착수한다. 유건명(류더화·劉德華)도 양금영에게 수상한 기운을 느끼고 비밀리에 그를 조사한다. 유건명은 양금영이 범죄 조직 보스인 심등과 연계돼 있는 사실을 밝혀낸다. 양금영 역시 진영인의 죽음 이전으로 사건을 거슬러 올라간다. 유건명은 양금영을 체포하려 하고, 그 순간 감춰진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량자오웨이, 류더화, 리밍은 물론 심등으로 출연한 중국배우 천다오밍(陳道明·영화 ‘영웅’에서 진시황 역의 배우)은 뒷모습만 봐도 가슴이 떨릴 정도도 멋지다. 이들을 한 화면에 볼 수 있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드러나는 진실에 비해 캐릭터들이 너무 많고, 구성은 필요 이상 복잡하며, 중심 이야기도 얇은 편이다.

현재와 과거, 더 먼 과거를 수시로 오가는 시간 여행에다가 세 남자(유건명, 양금영, 진영인)와 그들을 둘러싼 경찰과 조직의 또 다른 인물들을 부산하게 왔다 갔다하는 인물 기행까지 얽히고 설켜든다. 그 바람에 영화는 좋게 봐서 ‘퍼즐 게임’이지, 납작한 이야기를 배배 꽈놓은 꽈배기 같다. 세 남자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하나의 꼭지점을 향해 수렴되지 못하고 파편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진영인과 닥터 리의 러브 스토리는 진영인의 안타까운 운명을 깊이 있게 설명하기보다는 한껏 폼을 잡던 이 영화의 김을 빼 버리는 쪽이다.

완결편은 그간 사람들이 1, 2편을 찾았던 까닭을 모르는 것일까. 긴장이 풀어지는 순간 ‘무간도’는 끝이다. 15세 이상 관람 가.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