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하이라이트]드라마 간접광고 해도 너무해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경실련, 지상파 3社 10개 프로그램 사례 지적

KBS2 월화 드라마 ‘연애결혼’은 13회(7일) 극 중 인물이 대화하는 장면에서 배경에 ‘The one for you’라는 띠 벽지를 노출시켰다(사진). 클로즈업 촬영한 배우의 얼굴 옆으로 ‘The one’이 확대돼 보이기도 했다. ‘The One’은 ‘연애결혼’의 제작을 협찬하는 결혼정보회사의 브랜드 명으로 ‘연애결혼’은 6회와 10회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이를 노출시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5∼9월 방송된 지상파 드라마를 모니터한 결과 이 같은 간접광고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17일 ‘방송프로그램 간접광고의 제도적 대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에서 밝혔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대강당에서 열린 이 세미나에서 간접광고 사례로 제시된 드라마는 KBS ‘연애결혼’ ‘엄마가 뿔났다’ ‘너는 내 운명’ ‘싱글파파는 열애중’, SBS ‘온에어’ ‘식객’ ‘달콤한 나의 도시’, MBC ‘베토벤 바이러스’ ‘스포트라이트’ ‘누구세요’ 등 10개다.

KBS ‘너는 내 운명’은 9∼17회에서 협찬주인 ‘한샘 인테리어’의 전시장을 보여주고 해당사의 신상품 가구를 극 중 인물이 디자인하는 작품으로 노출시켰다.

MBC ‘베토벤 바이러스’는 9회에서 제작지원사 ‘MAESTRO’의 매장과 로고를 보여줬다. 극 중 단원들에게 제작지원사 ‘천호 통마늘 진액’을 연상시키는 마늘 파우치를 나눠주는 장면도 있었다(10회).

MBC ‘누구세요’는 등장인물이 타고 다니는 한국닛산의 ‘인피니티’ 차량을 여러 각도로 보여주고 “이거 연비가 어떻게 돼요? 지가 알아서 다 맞추네” 등의 대사를 내보냈다.

SBS ‘온에어’는 라스카 뮤의 캐릭터 상품인 고양이 인형을 극 중 서영은 작가의 작업실에 항상 배치했다. 제작 지원을 하는 ‘리오엘리’라는 화장품 업체의 분홍색 마차 로고를 보여주거나(3, 10회) ‘떡쌈시대’로부터 제작을 지원받은 뒤 극의 흐름과 무관하게 고기를 떡에 싸먹는 장면을 삽입했다(4회).

SBS ‘식객’은 ‘맛있게 맵죠’라며 특정 고추장 광고를 연상시키는 대사를 하거나(16회) 시중에서 판매 중인 고추장, 된장통을 노출시켰다(22회). 강원랜드의 ‘하이원 리조트’의 볼거리를 설명하고 놀이기구를 타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SBS ‘달콤한 나의 도시’는 2회에서 ‘콜드스톤’이라는 아이스크림 매장 이름과 진행 중인 불우이웃돕기 행사와 유사한 내용을 드라마에 삽입했다.

방송 심의 규정은 프로그램의 제작에 필요한 경비·물품 등을 제공하는 협찬주에게 광고 효과를 주도록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실련은 이 밖에 KBS ‘연예가중계’ 등 지상파 연예정보 프로그램 3개(4, 5월)와 MBC ‘생방송 화제집중’ 등 일일정보 프로그램 3개(3, 4월)에서 간접광고 의심 사례를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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