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 오해와 진실 Q&A]Q: 췌장암 치료에 도움 되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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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항암제와 함께 치료때 수술 확률 높여

성진실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성진실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Q. 불치의 병이라는 췌장암에 방사선 치료가 도움이 되나요?

A. 췌장암에서 방사선 치료는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김모 씨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3개월 전부터 속이 아플 때마다 약국에서 약을 사먹었죠. 회사 매출이 좋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중에 생긴 속병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증상이 심해지자 슬슬 불안해져서 병원을 찾았는데 췌장암 진단을 받았죠.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수술을 못하면 3, 4개월 정도밖에 못 산다고 합니다.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거기다 이것 먹고 나았다는 식의 어설픈 광고가 줄줄이 달려 있어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새로운 치료법이 있다고 잡아끄는 아내를 따라 대학병원에 갔습니다.

수술은 어렵지만 암이 퍼지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생긴 자리에서 가까운 혈관에 침범한 정도였습니다. 방사선 치료와 동시에 항암약물 치료를 했습니다. 힘들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었죠. 다행히 결과가 좋아 종양 수치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결국 의료진이 모여 회의를 한 끝에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술로 종양을 다 떼어 낼 수 있었고 회복이 순조로웠습니다. 김 씨는 18개월째,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중입니다.

췌장암은 사실 참 어려운 병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방사선 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수술은 어렵더라도 암이 처음 생긴 부위에 아직 머물러 있다면 방사선은 치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항암제와 함께 치료에 사용하면 수술도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어렵긴 합니다. 일반적으로 10명을 이렇게 치료하면 1명 정도만 수술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나 토모세러피 같은 정밀한 방사선 치료기기의 도움으로 10명 중 2, 3명 정도까지 수술이 가능해졌습니다.

암이 많이 진행됐더라도 방사선 치료를 잘 적용해 통증을 다스리면 마약성 진통제를 많이 쓰지 않고도 진통 효과를 잘 누릴 수 있습니다. 암이 뼈나 다른 부위로 옮아가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때도 방사선 치료는 매우 유익합니다.

성진실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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