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 오해와 진실 Q&A]Q: 치료중 손자 안아줘도 되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A: 방사성물질 치료후 안남아… 가족들도 걱정할 필요없어

윤상민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교수
윤상민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교수
Q. 방사선치료 중 손자를 안아도 되나요?

A. 얼마 전 60대 간암 환자 분이 방사선치료에 대한 상담을 받으러 왔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사는 분이 굳이 한적한 시골로 이사해 통원치료를 받겠다는 것입니다. 사정인즉 환자에게는 막 걷기 시작한 귀여운 손자가 있는데 방사선치료를 받으면 혹시 손자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이 된다는 거예요. 실제로 많은 환자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비단 환자뿐이겠습니까.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환자 가족도 이런 걱정을 마음에 두고 계시겠지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방사선치료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방사선치료는 인체 투과성이 좋은 방사선을 이용해 우리 몸속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 전달된 에너지가 종양의 성장을 막거나 박멸합니다. 방사선을 쬔 암세포의 유전자(DNA)는 점차 위축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방사선이 몸 안에 남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가 끝나면 방사선의 영향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에 의료진이 거리낌 없이 치료실을 출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방사성물질이 치료 후에 환자의 몸에 남아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저 같은 방사선종양학과 의사가 수십 년 동안 환자와 면담하면서 그토록 많은 환자 분을 가까이할 수 있을까요. 아마 의사들은 우주복 같은 기이한 복장을 하고 진료하거나 외부와 격리된 방에 환자를 모셔 놓고 조그만 창문으로 면회하듯 상담해야 할 것입니다.

암 진단을 받은 환자분들은 여러 가지로 마음이 위축돼 있지요. 하지만 불필요한 걱정으로 더 우울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위에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를 둔 가족과 지인 여러분, 그 환자가 두려움 없이 따뜻한 스킨십을 하도록 해주십시오. 그분들은 용기백배해 힘든 암과의 싸움에서 기필코 이길 겁니다.

윤상민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