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에세이]에너지 절약, 기본으로 돌아가자

  • 입력 2009년 6월 3일 02시 57분


필자는 몇 해 전 어느 기업을 방문해서 환경 진단을 해봤다. 해당 기업의 대표는 에너지를 절약해서 제품의 원가와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성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회의실에 들어서면서 성과가 크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한순간에 느꼈다. 면적이 20m²에 불과한 회의실 천장에 형광등이 20개나 달려 있고 스위치 1개가 모든 전등을 연결하고 있었다. 2, 3명이 회의를 해도 전등을 모두 켜야 하는 구조였다. 건물 자체가 에너지를 쉽게 낭비하도록 지어져 있었다.

이 업체의 생산 라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필요 용량을 넘는 설비가 사용되고 있었고 에어컨 실외기도 햇빛에 노출됐다. 한마디로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 잘못된 설계에 따라 에너지가 낭비되도록 지은 공장과 사무실에서는 회사 대표가 아무리 에너지 절약을 하려고 노력해도 큰 성과가 나지 않는다.

‘1 대 10 대 100’이라는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은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생긴 작은 실수 하나가 생산 과정에서 10배 규모의 문제로 커지고, 이 문제가 조직의 외부로 확산될 경우 100배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법칙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설계 및 개발 단계부터 아예 자원과 에너지가 적게 들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구조로 만들면 그 파급 효과는 막대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개선을 위한 노력에 비해 생산 단계에서 10배의 성과를 낼 수 있고,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사용하면서 에너지 낭비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회사의 이미지도 끌어올릴 수 있어 결과적으로 100배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류와 운송을 계획할 때 경유하는 지점과 품목, 적재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공정과 생산을 계획할 때 제품과 수량 정보를 바탕으로 흐름과 순서를 효율적으로 수립해 놓으면 자연스럽게 낭비를 예방할 수 있다. 한 기업이 고객에게 회사 자료를 보내는데 고객 명단 관리가 잘못돼 30%가 넘는 우편물이 반송된 사례를 본 적도 있다. 허술한 업무 계획이 업무 성과는 미달시키고 관련비용을 낭비하게 만든 것이다.

사실 이런 사항은 기본적인 것으로 새삼스럽게 언급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특별할 것 없는 기본이 가장 큰 성과로 돌아온다는 것을 환경 분야에서도 새삼 강조하고 싶다.

양인목 ㈜에코시안 지속가능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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