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동생 생긴 큰 애 퇴행땐 "아기 못하는 걸 넌 잘해"

  • 입력 2002년 2월 24일 17시 14분


“우리집 큰아이가 다섯살인데 그동안 대소변을 잘 가리더니만 요즘 갑자기 바지에….”

“큰애가 세살이 넘었는데 우유병을 안 떼려 해요.”

이는 둘째아이를 가진 엄마들이 소아과의사들에게 자주 상담하는 내용이다.

두번째 아기의 탄생이 부모에게는 행복한 일이지만, 아이에게는 꼭 그렇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부모는 반드시 아이에게 동생이 태어나는 것을 미리 알려 아이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엄마가 병원에서 둘째애를 출산하고 집에 오는 날에는 큰 아이를 껴안으며 “네가 정말 보고 싶었어”라고 이야기를 해 준다.

또 아이와 함께 앞으로 태어날 동생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얘기해본다. 아이는 동생이 태어나면 바로 자기와 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갓 태어난 동생이 대부분 잠만 잔다는 사실에 실망한다.

만약 아이가 신생아에 대해 더 많이 알려고 한다면 △아이가 어렸을 때 찍은 신생아 사진을 보여주거나 △신생아가 있는 친구 집에 데려가거나 △책을 통해 신생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아이는 동생이 생기면 퇴행(退行)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정상적인 행동이다. 소변을 가리던 아이가 갑자기 가리지 못하게 된다든지, 아기처럼 말을 한다든지, 떼를 쓰고 모유나 분유를 원한다든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오래가지 않는다. 아이에게 ‘아기가 할 수 없는 것을 넌 할 수 있다’고 말해주면 이런 행동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엄마가 아기를 볼 땐 아빠나 다른 가족 구성원이 첫 아이에게 관심을 갖도록 한다. 첫 아이가 들을 수 있도록 아기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보자. “우리 아기는 정말 든든한 형(오빠)을 두어서 좋겠구나.”

아이가 동생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으면 아이에게 “동생이 집에 없으면 좋겠니”라고 물어본다. 아이가 ‘그렇다’ 라고 말한다면 이는 정상적으로 가질 수 있는 감정이며 아이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면 아이가 적응했음을 의미한다.

(도움말〓대한 소아과 개원의 협의회 www.lovenkid.com)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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