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하이힐 신는 여성들 ‘무지외반증’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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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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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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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를 이끈 최고의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 어린시절 그는 소아마비를 앓았다. 뿐만 아니라 버스와 전차가 부딪혀 일어난 대형사고로 여러 차례 끔찍한 수술을 받고 만신창이가 된 채 거의 누워서 지냈다.

그에게 유일한 삶의 의미는 그림이었다. 성인이 된 그는 당대 최고의 화가 ‘디에고’를 찾아가 자신의 그림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했다. 두 사람은 그것을 계기로 만남을 이어가면서 사랑을 하고 결혼까지 한다. 이 사랑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영화에는 프리다가 탱고를 추는 장면이 나온다. 극심한 전신 통증에 시달렸던 프리다가 하이힐을 신고 열정적으로 춤을 춘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조금 의아하게 느껴졌지만 이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면이 됐다.

탱고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춤이다. 하지만 엄지발가락이 아파서 탱고와 같은 사교춤을 추기 어렵다며 병원을 찾는 여성이 늘었다. 일반적으로 사교춤은 하이힐을 신고 추는 경우가 많아 발가락 통증이 심해진다.

여성의 엄지발가락에 나타나는 통증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다른 하나는 ‘무지강직증’으로 발가락을 구부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 둘 다 선천적인 발의 모양과 관련이 있으며 하이힐을 신으면 악화된다. 심하면 관절염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발가락 변형으로 미용적인 부분이 문제가 된다. 무지강직증은 병이 심해지기 전까지 외관상으로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무지강직증이 더 아프고 힘들다.

무지외반증은 힘줄이 있는 엄지발가락의 바깥쪽에 통증이 발생한다. 무지강직증은 굽히거나 펼 때 발등이나 바닥 쪽에 통증이 심하다.

무지외반증과 무지강직증 모두 발바닥보조기를 사용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관절염이 심해지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개월이 걸리는 회복기간을 생각하면 수술은 마지막에 선택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순간의 통증을 완화시켜주지만 결과적으로는 발가락 퇴화의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 환자의 엄지발가락 안쪽이나 바깥쪽을 누르면 붓고 아픈 부위가 만져지는데 이 부위를 가볍게 눌려주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같은 방법으로 무지강직증도 발가락의 아랫부분이나 윗부분을 가볍게 반복해서 누르거나 마사지 해주면 좋다.

관절에는 힘줄이나 인대가 붙는 연골이 있는데 이 부위에 스트레스가 생기면 염증이 심해지고 관절은 변형된다. 초기에는 병변 주변만 잘 만져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무지외반증이나 무지강직증은 관절염이 동반되는 병이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

안강 안강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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