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100세 시대’ 늘어나는 척추협착증… “맞춤 치료로 정복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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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협착증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간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그리 흔치않던 노인성 질병도 자연스레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척추질환 중 하나인 척추협착증이 바로 그것이다. 허리 통증을 겪는 50, 60세 이상의 환자 가운데 척추협착증 진단을 받아보지 않은 이가 거의 없을 정도다.

같은 질환 다른 진료 필요 ‘척추협착증’
80대 김모 씨는 당뇨나 혈압은 높았지만 여태 허리라곤 한 번도 심하게 아픈 적 없이 지내왔다. 그런데 1년 전부터 보행 시 좌측 다리만 땅기는 증상이 생겼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MRI 검사 결과 4, 5번 요추 간 좌측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막힌 척추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김 씨가 찾은 선정형외과에서는 1차로 약물 치료를 시행하고 경과를 지켜봤으나 효과가 없어 2차로 경막외강신경성형술을 시도했다. 그러나 역시 일시적인 호전 후 다시 악화되는 증상이 반복돼 결국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을 시행했다. 김 씨는 현재 적절한 운동을 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됐다.

한편 50대 박모 씨는 젊었을 때부터 척추관협착증과 경미한 척추전방전위증 때문에 다니는 병원으로부터 척추고정술을 권유받아 왔으나 시간도 없고 척추에 쇠를 박는 게 겁이 나 증상이 심할 때마다 주사치료만 받으며 지냈다. 그러던 중 최근 극심한 통증에 못 이겨 선정형외과를 찾았다. 이곳에서 양방향 척추내시경과 척추극돌기고정 시술을 받은 이후 증상이 매우 호전된 그는 일상생활에 정상 복귀해 장시간 운전도 가능한 상태가 됐다.

엄진화 선정형외과 원장은 “이렇듯 똑같은 진단 질환인 척추협착증이라도 그 정도와 복합된 질환, 개개인의 상태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져야 한다”며 “모든 병에는 심각한 정도의 단계가 있고, 환자 개개인의 특이 체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대세가 되고 있는 맞춤의학, 맞춤치료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상태와 증상에 맞춰 치료 선택해야
100세 시대를 맞아 나날이 환자가 늘고 있는 척추협착증 치료도 반드시 정확한 진단에 따른 맞춤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척추협착증이 있더라도 정도가 심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와 물리치료가 우선이며 증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운동치료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MRI 검사상 심하지는 않으나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는 환자의 경우, 증상이 반복되고 상태가 악화된다면 그 정도에 따라 주사치료나 경막외강신경성형술을 해보는 게 순서다. MRI 검사상 중간 정도 이상으로 상태가 심각하나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그다지 심하지 않다면 풍선확장술 시행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는 최근 많은 환자들이 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만약 MRI 검사상 정도가 심하고 환자가 느끼는 증상도 그에 상응해서 나타난다면 물론 주사치료,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등 여러 비수술적 시술을 시도해 볼 수는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이에 시술 비용 대비 결과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의 경우 엄 원장은 “척추협착증과 경미(2단계 이하)한 척추불안증, 척추전방전위증이 동반될 때 대부분 척추고정술 및 골융합술이 권유되나 절개 범위가 큰 척추 고정수술 전에 양방향 척추내시경 및 척추극돌기 고정 시술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특히 고령이거나 지병이 있는 등 전신마취가 곤란한 환자의 경우는 더욱 더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척추협착증과 3단계 이상의 척추불안정, 전방전위증, 명백한 신경증상이 동반된 환자에겐 척추고정술 및 골융합술이 필요하다. 이 경우 비수술적 치료는 부질없는 방법이므로 광범위 절개수술이나 최소침습내시경 척추고정술이 권유된다. 물론 최종 결정은 환자의 선택에 맡겨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척추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은 치료 방법과 치료에 따른 효과가 상이하다. 신경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척추디스크의 경우 통증을 잘 조절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있다. 드물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척추협착증은 고령으로 인한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선천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통증 조절로 인한 호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디스크와는 달리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적절한 맞춤치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척추협착증 환자의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 시술 전후 MRI 영상.
척추협착증 환자의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 시술 전후 MRI 영상.
치료 정확도와 효과, 회복 속도 높인 수술
엄 원장은 2003년 한일척추신경외과학회에서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을 처음 발표한 이래 14년간 2000건 이상의 임상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엄 원장이 국내에서 최초로 시행해온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은 척추관 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단 5mm의 구멍 2개를 통해 내시경을 이용, 통증의 원인이 되는 병변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한쪽 구멍으로 환부를 볼 수 있는 내시경을 삽입하고 다른 하나의 구멍에는 척추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이 되는 인대와 관절의 골극까지 완벽하게 제거한다.

한 개의 구멍만으로 하는 수술은 여러 제한점이 있었는데 이러한 새로운 방법을 적용했을 때는 환부 내 세부적인 부분까지 정확한 치료가 가능해져 기존에 실시했던 신경성형술이나 풍선확장술 및 고주파디스크성형술보다 높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척추 뒤쪽의 신경조직에 손상이 거의 없어 현미경 수술보다 합병증이 적고 수술시간도 30분 내외로 짧아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이에 고령이나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처럼 수술에 대한 부담을 가지는 환자들도 척추내시경으로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엄진화 원장이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을 집도하고 있다. 선정형외과 제공
엄진화 원장이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을 집도하고 있다. 선정형외과 제공
엄 원장은 “모든 질환에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나 척추수술이 불가피한 경우, 가능하면 척추내시경 치료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치료가 끝이 아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근육강화운동법을 권했다. 더불어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고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는 등 평소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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