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원 사이트에 가입돼 있는 걸 알았다. 평생 노래 7곡으로 버텨 왔기에 뜻밖의 사실이었다. “아빠가 몇 년 전부터 요금 내주고 있는데 왜 이용을 안 했어”라는 딸의 말이 있기 전까지 몰랐다. 돈만 내는 ‘곰’이었다.
요즘 차량용 블루투스로 사이트의 최신 곡을 듣다 보니 곰의 귀동냥은 가히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드라마 ‘도깨비’ OST를 비롯해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 볼빨간사춘기의 ‘나만 안 되는 연애’,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18번’으로 만들고 싶은 노래까지 생겼다. ‘…비겁하다 욕하지 마 더러운 뒷골목을 헤매고 다녀도…촛불처럼 짧은 사랑…내 생에 봄날은 간다….’ 어느 날 함께 차에 탄 대학생 아들이 신나게 노래를 뽑았다. 캔의 ‘내 생에 봄날은’이다. 곰 역시 들은 기억이 있어 노래는 합창이 됐다. 속으로는 ‘지가 언제 뒷골목을 헤매. 뭐, 내 생에 봄날은 간다고∼’ 구시렁거리면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