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하 전문기자의 休]해발 3454m, 그 곳에 ‘만년설 철도역’이 있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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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융프라우 산악철도 하이킹 여행

‘알프스의 파리.’ 스위스의 인터라켄(Interlaken·해발 567m)을 말한다. 툰과 브리엔츠, 이웃한 두 호수 틈에 자리 잡은 이곳을 이렇게 부른 이는 덴마크 작가 안데르센(1805∼1875)이다. 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호수풍광만이 아니다. ‘세 자매(Three Sisters)’라 불리는 아이거(해발 3970m)와 묀흐(4107m), 융프라우 봉(4158m)도 뺄 수 없다. 그 융프라우와 묀흐 봉 사이 능선 안부(鞍部)인 융프라우요흐(해발 3454m)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 ‘톱 오브 유럽(Top of Europe)’이 있다. 인터라켄은 융프라우철도 6개 노선의 출발지다.

지면의 그림지도를 보자. 융프라우철도는 세 자매 봉과 아이거 북벽 아래의 계곡과 산등성 곳곳을 연결한다. 그리고 열차는 인터라켄과 융프라우 봉 사이를 누빈다. ‘베르네즈 오버란트’라고 불리는 고원지대다. 6개 철도 노선 중 가장 늦게 개통(1912년)한 게 톱 오브 유럽행 철길. 아이거 북벽 암반 속 급경사 터널에 톱니레일을 깔아놓고 톱니바퀴를 단 객차로 오르내린다.

3454m에서 만나는 알프스 만년설산 고봉의 기막힌 풍광. 그러나 산악철도 관광은 오르내리고 끝내면 곤란하다. 객차 창밖으로 펼쳐지는 베르네즈 오버란트의 그림 같은 산간풍광을 하이킹하며 두루 섭렵해야 한다. 그러자면 사나흘은 머물러야 한다. 그런데 그게 초행자에겐 쉽지 않다. 너무 넓은데다 철도노선마저 다양해 무작정 갔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 이곳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도 시간표 짜기가 가장 힘들다며 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원했다. 그래서 정해진 기간만큼 철도를 마음껏 이용하는 융프라우철도 VIP패스를 이용해 베르네즈 오버란트 곳곳을 나흘간 알차게 둘러볼 수 있는 ‘시테크형 일정’을 제시한다. 이걸 응용해서 약간의 변화를 주면 이곳에서 올여름을 멋지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단 열차시각은 매년 조정.

제1일: 인터라켄에 묵으며 톱 오브 유럽을 보고 하산 길에 하이킹과 마을투어를 한다. 출발은 인터라켄오스트 역. 오전 6시 35분 출발하는 클라이네샤이덱행 열차는 라우터브룬넨과 벵엔을 지난다. 톱 오브 유럽행 융프라우 철도는 클라이네샤이덱에서 갈아타는데 즉석 연결편의 정상 도착은 오전 8시 52분. 그러면 아침식사(40분)를 하고 오전 11시 반 출발하는 열차로 하산까지 약 두 시간가량 이곳에서 보낼 수 있다. 추천 액티비티는 묀흐 산장(해발 3650m)까지 하이킹을 하거나 스노펀 파크에서 노는 것. 하산열차를 타고 12시 20분에 도착한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멘리헨까지는 파노라마 하이킹으로 걸어서 갈 수 있다. 이 코스(90분)는 세 자매 봉 아래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어 강추. 식사 후엔 오후 3시 출발하는 곤돌라로 벵엔을 찾는다. 그리고 오후 4시 반까지 마을투어를 한 뒤 하산한다.

벵엔에서 탈 인터라켄오스트행 열차는 오후 4시 33분 출발편. 오후 5시 24분에 도착하면 1분 후에 출발하는 하르더쿨름행 후니쿨라(지상케이블카)에 오른다. 소요시간은 10분. 석양에 물드는 세 자매 봉을 보며 저녁식사를 한다.

아이거 북벽 아래를 지나 톱 오브 유럽 산정역을 향해 오르는 융프라우철도 산악열차. 융츠라우철도 제공
아이거 북벽 아래를 지나 톱 오브 유럽 산정역을 향해 오르는 융프라우철도 산악열차. 융츠라우철도 제공


제2일: 이틀간 묵는 그린델발트의 첫날. 오전엔 쉬니게플라테 관광, 오후엔 아이거 북벽 아래서 하이킹(아이거워크)을 즐긴다. 짐은 인터라켄오스트 역에서 출발(오전 8시 35분)하기 전에 미리 그린델발트 역으로 부치고 하이킹에서 돌아와 찾는다.

쉬니게플라테행 열차는 인터라켄오스트 역에서 열차로 5분 거리의 빌더스빌에서 탑승. 열차를 내리면 5분 후(오전 8시 45분) 빌더스빌을 출발해 오전 9시 37분에 도착한다. 오후 1시 그린델발트로 출발 전까지는 하이킹(라우셔호른 5.1km 일주·2시간 반 소요)을 하고 점심식사도 한다. 그린델발트는 빌더스빌(도착 오후 1시 53분)로 내려가 오후 2시 10분 열차로 갈아타고 간다. 오후 2시 49분 역에 도착하면 오전에 부친 짐을 찾아 호텔 체크인. 그런 뒤 오후 3시 47분 클라이네샤이덱행 열차(오후 4시 19분 도착)에 오르는 것으로 오후 일정을 시작한다. 목적지는 아이거글레처 역.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오후 4시 반 출발하는 톱 오브 유럽행 열차로 10분 걸린다.

아이거글레처 역은 아이거 북벽 아래 클라이네샤이덱 산악평원으로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 ‘아이거워크(초급 3km·45분 소요)’의 출발점. 하이킹을 마치면 클라이네샤이덱에서 하행선 마지막 열차(오후 6시 20분 출발)에 오른다. 숙소가 있는 그린델발트 도착은 오후 7시 12분.

제3일: 이날 찾을 곳은 피르스트 지역. 그린델발트에서 곤돌라(25분 소요)로 오가며 오전엔 하이킹, 오후엔 액티비티를 즐긴다. 오전 8시 반 곤돌라로 피르스트에 도착(오전 8시 55분)하면 클리프 워크를 걷는다. 그런 뒤 바흐알프(산악호수)까지 왕복 3km를 2시간 동안 하이킹한다. 피르스트로 되돌아오는 것은 정오경. 거기서 슈렉펠트는 총연장 800m의 ‘피르스트 플라이어’로 이동하고 슈렉펠트∼보어트는 마운틴카트로 내려간다(30분 소요).

오후 1시 10분경 보어트에 도착하면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2시 반 트로티 바이크를 빌려 타고 그린델발트 마을로 하산한다(1시간 소요). 그러면 대략 오후 3시 반경 도착하는데 마을 한가운데 스포츠센터로 가서 수영과 사우나로 피로를 푼다. 마을 투숙객은 무료다.

제4일: 그린델발트를 떠나 라우터브룬넨 빙하계곡과 그 위쪽의 산악마을 뮈렌을 둘러보고 인터라켄오스트를 관광하고 숙박한다. 뮈렌을 가려면 그린델발트(오전 8시 19분)에서 하행선으로 츠바위뤼치넨으로 이동(오전 8시 49분 도착)해 거기서 오전 9시 10분 클라이네샤이덱행 열차로 갈아타고 빙하계곡의 마을 라우터브룬넨으로 간다(오전 9시 25분 도착). 라우터브룬넨에선 마을투어 후 오전 11시 46분 출발하는 곤돌라로 그러취알프에 오른 뒤 거기서 뮈렌행 산악열차로 갈아탄다.

뮈렌에선 점심식사와 마을투어를 한 뒤 오후 2시 36분 열차로 떠난다. 그러면 라우터브룬넨에 오후 2시 57분쯤 도착하고 여기서 오후 3시 21분발 하행선 열차에 오르면 인터라켄오스트 역에 오후 3시 54분 도착한다.

▼여행 정보▼

◇융프라우 철도: 베르네즈 오버란트의 여러 산간마을을 잇는 6개 노선의 산악철도 ◇전망공원: ①쉬니게플라테(2068m): 야생화 정원이 있는 호수와 산악 전망공원 ②하르더쿨름(1322m): 인터라켄의 두 호수 조망공원 ◇융프라우철도 VIP패스: 하루부터 6일 이용권까지 다양. 사용 횟수는 융프라우철도(클라이네샤이덱∼톱 오브 유럽)만 1회고 나머지 5개 노선은 무제한. 홈페이지(www.jungfrau.co.kr)를 통해 할인쿠폰을 발급받아 현장에서 구매 5세 이하는 무료, 6∼15세는 기간에 상관 없이 30스위스프랑만 받는다. 컵라면 제공 등 혜택도 많다. 64쪽짜리 우리말 가이드북도 준다. ◇짐 부치기: 융프라우철도구간에선 역에서 역으로 짐을 부치고 찾을 수 있다.

인터라켄(스위스)에서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스위스#인터라켄#알프스#융프라우 하이킹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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