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Less 10 More… 癌을 이기는 식탁]<14> 우유야 치즈야 잘 놀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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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로 칼슘 보충 잘안돼 고민? 요구르트-치즈 다시 보세요

흑백 TV 시절인 1970년대 ‘전국 우량아 선발대회’가 있었다. 주관은 국내 최고의 유제품 회사인 N사. 만 한두 살인 출연 아기들은 손뼉 치는 엄마 쪽으로 아장아장 걷는다. 박수와 환호가 터진다. 그런데 걷는 모습은 마치 펭귄 같다. 뒤뚱뒤뚱한다. 걸음마를 막 시작한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가 그것뿐일까. 당시 사진을 지금 보면 아이들은 모두 ‘비만’이었다. 더 재밌는 것은 당시 선발 기준 중 하나가 머리가 얼마나 크냐는 것. 다리가 긴 것보다 머리가 큰 게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먹일 게 마땅치 않던 시절, 우량아는 엄마들의 꿈이었다. 그리고 우유는 그 꿈을 실현해 주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인식됐다.

우유는 ‘완전식품’인가

프랑스의 과학전문 저널리스트인 티에리 수카르 씨는 ‘우유의 역습’에서 우유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과학적 근거와 국제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공격한다.

그는 “유제품을 보건 당국에서 권장하는 수준(양)대로 마실 경우 골다공증을 예방하기는커녕 이를 악화시키고 암 당뇨병 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믿음은 낙농업자와 유제품 가공업자들이 만들어낸 거짓된 신화에 불과하고 과학계와 의료계도 낙농업계에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이 출간되자 그동안 우유를 완전식품으로 여겼던 많은 사람이 놀랐다. 국내 언론은 이 책을 소개하며 ‘흰 우유의 검은 음모’라는 제목까지 달았다.

이 때문일까. 국내 우유 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학교 급식에서도 점차 우유가 사라지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2011년 학교 우유급식에 사용된 원유량은 14만2000t. 전년 대비 5000t이나 감소했다. 2009년 14만8000t, 2010년 14만7000t에 비해 3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개인당 우유 소비량도 최근 3년 새 떨어지고 있다. 낙농업계와 유제품 회사들은 저출산 추세와 우유 및 분유의 주 소비층인 12세 이하 인구 감소, 우유값 상승 등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국내 유제품업계가 최근 사업 영역을 우유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 가는 추세는 매우 유의미한 변화다. ‘우유가 유해(有害)한가, 무해한가’의 논란은 현 상태로 볼 때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체질과 몸 상태에 따라야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식생활 지침에 우유는 권장식품이다. 물론 논란도 있다. 일부 의학계에서는 “우유에는 지나치게 지방과 단백질이 많다. 다른 식품으로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권장식품으로 선정되기까지는 기회비용 개념이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우유만큼 손쉽고 값싼 칼슘공급원이라면 어느 정도 유해한 것(확실하게 검증되지는 않았지만)은 감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식품영양학 전문가들은 자신의 건강상태나 식습관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무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김미리 충남대 교수(식품영양학·식생활교육대전네트워크 상임대표)는 “우유를 많이 먹는 서구인은 동물성 지방섭취량이 많고 탄산음료를 많이 먹기 때문에 우유의 칼슘이 흡수되지 못하고 몸속 칼슘도 배설되지만 동양인은 다르다”고 말했다.

우유를 마셔서 설사하거나 토한다면 칼슘 보충에 필요한 두부, 브로콜리, 멸치, 뼈째 먹는 생선, 고등어, 푸른 채소, 콩 등으로 보충하면 된다고 한다. 김 교수는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슬로 라이프, 슬로 푸드를 꿈꾼다면 우유를 직접 마시는 것보다는 요구르트나 치즈 등 발효유 제품이 더욱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영국과 네덜란드 등에서는 치즈를 꾸준히 먹는 것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 치즈 요리 이렇게 만들어 보세요


찬밥을 이용한 감자치즈리소토. 제철 감자와 고소한 치즈가 어울려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조리·사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찬밥을 이용한 감자치즈리소토. 제철 감자와 고소한 치즈가 어울려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조리·사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감자 치즈 리소토

재료 밥, 감자 2개, 당근, 양파, 마늘, 모차렐라 치즈, 올리브유 약간

1 감자는 통째로 삶아 껍질을 벗긴 뒤 으깬다.

2 양파 당근은 잘게 썰고 팬에 올리브유를 두른 뒤 마늘 밥과 함께 볶는다.

3 오븐용 접시에 야채볶음밥을 올리고 모차렐라 치즈를 올려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로 치즈가 완전히 녹을 때까지 익히면 완성.

고구마 치즈 그라탕

재료 고구마 큰 것 2개, 양파, 당근, 마늘, 모차렐라 치즈, 소금 약간

1 고구마는 반으로 갈라 찐다.

2 양파와 당근은 잘게 썰고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채 썬 마늘과 함께 볶는다.

3 찐 고구마 속은 파낸 뒤 볶은 재료를 함께 섞고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한다.

4 고구마 틀에 재료를 넣고 치즈를 올려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로 치즈가 완전히 녹을 때까지 익히면 완성.

이기진 기자·한중양식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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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택 을지대병원장, 김미리 충남대 교수(식생활교육대전네트워크 상임대표), 이현규 한양대 교수(식품영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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