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스토어]릭 오웬스 서울 도산점 플래그십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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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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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인형과 충격적 디스플레이의 조화

블랙과 화이트, 다크 섀도우 컬러의 심플한 색상과 콘크리트 바닥에 직선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릭 오웬스 매장 전경.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마주치게 되는 릭 오웬스의 밀랍인형은 자신의 작품으로 채워진 공간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제일모직 제공
블랙과 화이트, 다크 섀도우 컬러의 심플한 색상과 콘크리트 바닥에 직선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릭 오웬스 매장 전경.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마주치게 되는 릭 오웬스의 밀랍인형은 자신의 작품으로 채워진 공간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제일모직 제공
강렬하다. 릭 오웬스 플래그십스토어의 첫인상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3m는 족히 넘는 릭 오웬스의 밀랍인형이 시멘트 바닥 위에 긴 머리카락을 날리며 서 있다. 매장 안 공간도 블랙과 화이트, 다크 섀도 등 단조로운 컬러로 채워져 있다. 처음 매장을 찾은 사람은 록밴드 오지 오스본이나 나인인치네일스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기괴하거나 얼음장처럼 차가운 느낌이다.

하지만 강한 첫인상과 달리 릭 오웬스 플래그십스토어 도산점은 그 어떤 매장보다도 개성적이다. 매장에는 미국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릭 오웬스의 정체성이 매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언뜻 기괴해 보이는 밀랍인형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을 그대로 형상화한 밀랍인형을 매장에 설치하고 그 자신이 공간의 주인임을 표현했다.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열정과 헌신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일본 도쿄를 비롯해 서울까지 릭 오웬스 플래그십스토어에는 어김없이 영국의 왁스뮤지엄 ‘마담투소’에서 만든 밀랍인형이 매장을 지키고 있다.

“내 작품은 곧 내 자서전이 된다”고 말하는 릭 오웬스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 공간답게 1층 여성복과 2층 남성복으로 나뉜 전체 면적 330m² 규모의 도산점 매장은 릭 오웬스의 다양한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1층 매장에서는 릭 오웬스를 대표하는 ‘바이커 재킷’이나 밑단 처리를 하지 않은 배기팬츠 등으로 이뤄진 ‘릭 오웬스’ 라인부터 실크와 면 소재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릴리스’ 라인과 강렬한 느낌의 ‘다크 섀도’ 라인은 물론이고 모피 컬렉션인 ‘팔레 루아얄’ 라인까지 릭 오웬스의 모든 라인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릭 오웬스 라인이 전시돼 있는 공간 앞에는 독특한 피팅룸도 있다. 14각형 도형을 반으로 쪼개 만든 형태의 공간을 마련한 뒤 각 면에 거울을 붙인 것. 그 뒤에 피팅룸을 만들어 옷을 입고 나오면 7개의 거울을 통해 전신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매장을 찾는 고객을 세심히 배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울을 사용해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도 얻었다.

옷뿐만이 아니다. 1층 매장에서는 릭 오웬스의 가구 컬렉션 가운데 하나인 ‘브론드’ 컬렉션도 직접 볼 수 있다. 3월 도산점을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 컬렉션은 청동으로 만든 장식용 테이블, 화병 등으로 이뤄졌는데 이들은 모두 프랑스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그가 평소에 좋아하는 서적과 음반, DVD 등도 따로 공간을 마련해 팔고 있어 릭 오웬스의 감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짙은 보라색 벽을 바탕으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며 각종 문양을 내는 ‘포그월’을 앞에 두고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면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1 봄여름 컬렉션’에서 선보였던 옷을 입힌 마네킹 6개가 전시돼 있다. 이번 시즌 릭 오웬스 컬렉션은 고스(Goth)한 느낌을 절제하고 오히려 우아하고 여성스러움이 더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빅뱅 등 인기 스타들이 자주 찾는 2층 남성 매장에서도 릭 오웬스의 독창적 개성이 묻어나는 하이톱 신발과 후드 가죽 재킷 등 패션 아이템들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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