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2007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21세기 말이면 해수면이 약 30cm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1860년 이래 지금까지 해수면이 약 30cm 높아졌지만 그로 인해 대단한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유럽 전체에서 매년 혹한(酷寒)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혹서(酷暑)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7배 이상 많다. 온난화는 기후로 인한 사망자 수를 오히려 감소시킬지도 모른다.”
덴마크 코펜하겐 경영대 교수인 저자는 ‘회의적 환경주의자’로 이름 높다. 그는 “모두들 입을 모아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지만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주장은 이런 식이다.
“기온이 치솟고 있다고 걱정하지만 올해 초 홍콩에선 1885년 이래 가장 긴 한파를 겪었다.”
“덴마크가 유럽연합(EU)의 기준에 맞춰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이용 비율을 20%로 늘리려면 매년 4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효과는 온난화를 5일 늦추는 데 그칠 것이다.”
“교토 의정서를 이행하면 2050년까지 지구 기온은 원래 추정치보다 겨우 0.06도가량 낮아지는 데 그친다. 매년 1800억 달러가 드는 일인데 한 해에 30억 달러만 투자하면 전 세계 말라리아 감염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그렇다고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온난화에 대해 더 현명하며 효율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감축 정책은 비용이 크게 드는 반면 파급 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저자의 생각. 차라리 재생 에너지원이나 원자력 에너지, 핵융합, 탄소 저장 같은 분야의 개발에 투자하는 게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그는 말한다.
온난화를 주제로 한 책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쓴 ‘불편한 진실’(좋은생각)처럼 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책들이다.
유럽의 여러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더위가 인류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본 ‘위기의 지구:폭염’(푸른길), 알래스카, 그린란드 등을 둘러본 뒤 온난화의 현황을 살핀 ‘지구 재앙 보고서’(여름언덕),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에 참여한 기후학자가 쓴 ‘미친 기후를 이해하는 짧지만 충분한 보고서’(도솔) 등이 있다. ‘미친 기후…’는 “온실가스 증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갑작스러운 기후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구가 정말 이상하다’(살림)는 비전문가의 눈높이에 맞춰 온난화 문제를 썼다는 점에서, ‘소 방귀에 세금을?’(디딤돌)은 지구과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속에서 온난화 얘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비교적 읽기 쉬운 책으로 꼽힌다.
드물지만 ‘쿨잇’의 편에 서 있는 책도 있다. ‘사막에 펭귄이? 허풍도 심하시네’(앨피)는 프랑스의 환경 전문기자가 쓴 책. 저자는 “100년 전보다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긴 했으나 과거 지구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지구는 뜨거워졌다가 차가워지길 반복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최근의 경고는 과장돼 있다”고 주장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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