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201>取諸人以爲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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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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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孫丑(공손추)·상’ 제5장의 마지막으로, 핵심어는 ‘與人爲善(여인위선)’이다. 조선의 학자들은 주자(주희)의 설을 따라, ‘남이 선을 행하도록 도와준다’로 풀이했다. 하지만 앞서 舜(순)에 대해 ‘善與人同(선여인동)’이라 했으므로, 이 구절도 ‘남과 함께 선을 행한다’로 풀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단, 저 사람에게 선함이 있는 것을 알고 내가 그 선을 행한다면 그것은 곧 남에게 선을 행하도록 도와주어 남과 함께 선을 행하는 일이 된다. 따라서 풀이는 달라도 궁극적인 뜻은 같다.

맹자는 이 제5장에서 子路(자로), 禹(우), 舜이 善을 좋아한 방식을 비교하여 거론했다. 子路는 자신에게 허물이 있다고 지적을 받으면 기뻐했다. 스스로를 닦음에 용감했던 것이다. 禹는 가르침이 될 선한 말을 들으면 拜謝(배사·삼가 감사함)하면서 받아들였다. 남이 허물을 지적하길 기다릴 것도 없었던 것이다. 舜은 자신이 선하지 못하면 남을 따르고 남에게 선함이 있으면 그것을 취하여 실행했다. 舜은 微賤(미천)할 때나 高貴(고귀)할 때나 변함없이 善을 공적인 것으로 여겨 善을 남과 함께했던 것이다.

取諸人以爲善은 앞서 나온 取於人以爲善과 같다. 諸는 之와 於의 결합 형태이다. 是與人爲善者也에서 是∼者也는 ‘이것이 곧 ∼라는 것이다’라고 정의하는 표현이다. 莫大乎∼는 ‘∼보다도 큰 것이 없다’인데, 여기서는 ‘∼보다도 더 훌륭함(위대함)이 없다’는 뜻이다. 앞서 ‘大舜은 有大焉하시니라’라고 하여 ‘위대한 순임금은 子路나 禹보다 더 대단함이 있었다’고 했으니, 여기서의 大도 덕성의 훌륭함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주자는 ‘聖賢(성현)이 善을 좋아하는 것은 彼此(피차)의 간격이 없기에 남에게 있는 것으로 자신에게 넉넉히 할 수가 있고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 남에게 미칠 수가 있다’고 했다. 궁극의 善이란 私有物(사유물)이 아니다. 我執(아집)을 버리고 남의 善을 따르는 舍己從人(사기종인)의 태도가 우리 모두에게 절실하게 요청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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