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45>是는 集義所生者라 非義襲而取之也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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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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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에는 集義(집의)라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 나온다. 집의란 행동마다 義를 실천함으로써 義를 차츰차츰 축적하여 나가는 것을 말한다. 積善(적선·선을 쌓아 나감)이란 말과 같다.

맹자는 不動心(부동심)과 관련하여 자신은 知言(지언·말을 앎)과 善養浩然之氣(선양호연지기·호연지기를 잘 기름)의 두 가지를 잘한다고 했다. 그리고 호연지기는 그 體段(체단·특성)이 본래 至大至剛(지대지강)하므로 정직함으로 기르고 해치지 않는다면 천지의 사이에 충만할 것이라고 말하고, 호연지기는 몰가치적인 어떤 물질이 아니라 義와 道에 배합되는 氣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맹자는 호연지기는 集義를 통해 생겨나는 것이지, 한 가지 행동이 우연하게 義에 부합한다고 해서 곧바로 바깥에서 엄습하여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是는 앞서 나왔던 호연지기를 가리킨다. 부정사 非(비)는 義襲而取之까지를 부정한다. 襲(습)은 掩襲(엄습)이란 말이다. 慊(겸)은 快(쾌)함이며 足(족)함이다. 行有不慊於心이란 어떤 행동이 義에 합하지 못하여 스스로 돌이켜 봄에 정직하지 못함이 있어서 마음에 만족스럽지 못한 것을 말한다. 주릴 뇌(뇌)는 앞서 나왔듯이, 굶주리고 결핍되어 氣가 몸에 충만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호연지기는 일마다 모두 義에 합하여 스스로 돌이켜 보아 항상 정직할 때 저절로 마음속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행동하는 바가 한 번이라도 義에 합하지 못해 스스로 돌이켜 보아 정직하지 못하다면 마음이 쾌하지 못하여 호연지기가 몸에 충만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윤동주가 ‘序詩(서시)’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고 노래한 것은 集義의 가르침을 체득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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