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28>公孫丑問曰夫子加齊之卿相하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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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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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孫丑(공손추)·상’ 제2장이다. 不動心(부동심)이라는 유명한 성어가 여기에 나온다. 이 장은 제1장을 이어서, 공손추가 가설하여 맹자에게 묻는 말로 시작한다. 공손추는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께서 만일 지위를 얻어 도를 행하시게 된다면 비록 이로 말미암아 패자나 왕자의 왕업을 이루더라도 괴이할 것이 없거니와, 임무가 크고 책임이 중함이 이와 같다면 恐懼(공구·두려워 떪)하고 疑惑(의혹·의문을 품고 헷갈림)하는 바가 있어서 그 마음이 동요하시지 않겠습니까?’ 이에 대해 맹자는, 자신은 이미 마흔의 나이에 부동심을 하였다고 했다. ‘예기’에 보면 마흔의 나이는 강하여 벼슬을 할 때라고 했고, 공자도 스스로의 일생을 돌이켜보아 마흔 살에 不惑(불혹·의혹하지 않음)했노라고 한 바 있다.

夫子加齊之卿相은 ‘부자(즉 맹자)에게 경상의 벼슬을 가한다면’이란 말로, 곧 ‘부자가 경상의 지위에 오르신다면’의 뜻이다. 卿은 천자나 제후를 보좌하는 관직, 相은 宰相(재상)인데, 두 글자를 합하여 재상의 뜻으로 보기도 한다. 得行道焉은 ‘제나라에서 도를 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由此는 ‘제나라 경상의 지위에 오름으로써’이다. 覇王은 覇者나 王者의 王業(왕업)을 성취한다는 말이다. 不異는 기이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뜻이다. 動心否乎는 ‘동심하겠습니까, 그렇지 않겠습니까’라고 꼬리를 달아 묻는 표현법이다.

공자는 坦蕩蕩(탄탕탕·마음이 평탄하고 넓음)의 군자를 지향하라고 가르쳤다. 맹자는 사십에 부동심이라 했다. 그렇거늘, 세속의 가치에 흔들리지 않고 정의의 이념을 실천해 나가 어떤 경우에도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일이 실상 얼마나 어려운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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