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民偕樂(여민해락)章의 大旨(대지)이다. 맹자가 면회하러 갔을 때 양혜왕은 궁궐 안 동산에 있었다. 맹자를 본 양혜왕은 기러기와 사슴을 돌아보면서 “현자도 또한 이런 것을 즐거워합니까?”라고 물었다. 현자란 맹자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맹자는 그 물음에서 발단하여 현자여야만 이런 것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노라고 대답했다. 이때 맹자가 말한 현자는 자기 자신을 가리키지 않는다. 옛날 仁義의 정치를 실행했던 어진 군주를 가리킨다. 맹자는 양혜왕의 의중을 간파하고 양혜왕 자신의 말을 이용해서 정치 이념을 설파하고자 했다.
樂此의 此, 雖有此의 此는 모두 앞서 나온 기러기와 사슴을 말한다. 雖는 ‘비록 ∼라 하더라도’라는 뜻의 양보절을 이끈다. 有는 所有의 有다. 맹자는 賢者而後樂此라고 主旨를 긍정표현으로 말한 후 不賢者∼不樂也라는 이중부정의 어법으로 主旨를 다시 강조했다. 당시 제후는 동산과 정원을 만들고 琪花瑤草(기화요초)를 심고 珍禽奇獸(진금기수)를 기르면서 즐겼다. 맹자는 그 사실을 정당하다고 보지 않고, 어진 제후가 아니면 그런 것을 즐길 수 없다고 단언함으로써 양혜왕의 주의를 끌었다.
조선후기의 李萬敷(이만부)는 경주를 유람한 후 ‘東都雜錄(동도잡록)’을 집필하여, 雁鴨池(안압지)와 鮑石亭(포석정)은 신라 때 燕宴荒樂(연연황락)하던 도구라고 했다. 燕宴은 태평스럽게 잔치하는 일, 荒樂은 안일에 빠짐을 말한다. 이만부는 신라의 태평시대를 트집 잡은 것이 아니라 신라 군주들이 仁義의 정치를 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이다. 荒樂을 경계한 뜻을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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