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52>欲仁而得仁이어니 又焉貪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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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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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진다. 子張의 질문을 받고 공자는 위정자가 五美의 덕을 지녀야 한다고 말하고서 그 하나하나에 대해 敷衍(부연)하였는데, 위는 그 가운데 欲而不貪을 부연한 말이다. 欲而不貪은 욕심을 지니지만 남의 것을 탐내지 않는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욕심을 지닌다는 것은 仁을 얻고자 바란다는 뜻이라고 재차 풀이했다.

欲仁而得仁은 ‘述而’편에서 공자가 伯夷(백이)와 叔齊(숙제)에 대해 ‘仁을 추구하여 仁을 얻었거늘 다시 무엇을 원망하랴’라고 대답한 求仁得仁(仁을 추구하여 仁을 얻음)의 경지와 통한다. 이를 근거로 위의 구절을 생각하면, 위정자가 仁道를 추구하여 仁道를 완성하면 그것으로 만족하므로 백성의 재물을 탐내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고, 위정자가 仁道를 완성하면 백성들도 仁道를 이루려고 興起하므로 달리 바랄 것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정약용은 欲仁을 ‘백성을 편안하게 하려고 함’이라고 풀이했다. 그리고 ‘목민심서’에서는 欲仁을 大貪(대탐, 큰 탐욕)이라고 은유했다. ‘淸廉(청렴)은 천하에서 가장 큰 장사이므로 큰 탐욕을 지닌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다. 사람이 청렴하지 않은 이유는 지혜가 짧아 그러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里仁’편의 ‘仁者는 安仁하고 知者는 利仁이니라’는 말을 이용하여 ‘廉者는 安廉하고 知者는 利廉이니라’고 하였다. ‘청렴한 사람은 청렴을 편안하게 여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청렴을 이롭게 여긴다’는 뜻이다. 어째서인가? 정약용은 자문자답했다. ‘재물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게 욕망한다. 하지만 재물보다 더 크게 욕망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재물을 취하지 않는 것이다.’ 군자는 청렴을 통해서 仁道를 이루려는 ‘큰 탐욕’을 지니고 있기에 남의 재물을 탐내는 ‘작은 탐욕’을 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정말 멋진 말이 아닌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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