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05>夫聞也者는 色取仁而行違오 …

  • 입력 2009년 8월 5일 02시 56분


살아가면서 수지맞는 일은 남이 겉만 보고 좋은 評判(평판)을 해주는 것이 아닐까? 덕을 쌓아도 좋은 평판이 나지 않으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과 다른 평판을 듣고 기꺼워한다면 나는 결국 어떤 인간이 될까? 공자는 지난 704회에서, 참된 達(달)이란 내면의 덕이 자연스레 언어와 용모로 나타남을 가리킨다고 제자 子張(자장)에게 말했다. 이어서 공자는 명성만 좋게 나는 聞(문)은 결코 통달의 達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夫는 발어사다. 色取仁은 안색을 꾸며 어질다는 평판을 받는다는 말이고, 行違는 행실이 그러한 평판과 어긋나 있다는 말이다. 居之不疑는 그런 상태에 안주하여 스스로 의심하지 않음을 말한다. 주자는, 스스로 의심하지 않아 忌憚(기탄)이 없음을 말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朴世堂(박세당)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거짓을 알지 못한다 하여 스스로의 처신을 의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고 풀이했다. 거짓을 행하다가 굳어진 자를 가리킨다고 본 것이다. 정약용은, 딴 사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독점하고도 의심이 없음을 말한다고 보았다.

在邦必聞은 제후의 조정에서 명성이 반드시 나지만 통달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을 지닌다. 在家必聞도 일족의 사이에 명성이 반드시 나지만 통달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을 지닌다.

達士(달사·통달한 사람)는 誠實(성실) 容恕(용서) 謙遜(겸손)을 행하고 聞人(문인·남의 평판이나 취하는 사람)은 欺瞞(기만) 自尊(자존) 驕慢(교만)을 행한다. 둘의 갈림길에 우리는 지금 서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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