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62>見齊衰者하시고 雖狎이나 必變하시며

  • 입력 2009년 5월 21일 02시 56분


논어 ‘鄕黨(향당)’편에서 공자의 생활태도를 기록한 章에 나오는 글이다. 공자는 禮冠(예관)을 갖춘 고관을 恭敬(공경)하는 한편 비탄에 빠지고 고통 받는 사람을 憐愍(연민)했다.

齊衰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입는 喪服으로 자최라 읽는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입는 斬衰(참최)와 구별된다. 여기서의 자최는 참최를 아우르는 중한 상복을 가리킨다. 雖는 ‘비록 ∼일지라도’의 뜻을 지닌 양보접속사인데 뒤에 주어가 생략된 채 狎이라는 술어만 있다. 狎은 사이가 가깝다는 뜻이니 곧 親狎(친압)이란 말이다. 必變은 반드시 안색을 장엄하게 바꾸었다는 말이다. 冕者는 면류관이라는 禮冠을 쓴 고관을 가리킨다. 고者는 盲人(맹인)으로,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을 아울러 가리킨다. 褻은 자주 보아 아주 가깝다는 뜻으로 풀이하거나 평상시에 만난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以貌는 禮儀(예의)에 부합하는 容貌(용모)로써 대한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앞서의 變이 용모를 고치는 정도인데 비해 貌는 禮를 극진히 다함을 말한다.

이 글은 644회 때 살펴 본 ‘子罕(자한)’편의 子見齊衰者(자견자최자)章과 통한다. 거기서는 “공자는 喪服 입은 사람과 公服(공복) 입은 사람과 앞 못 보는 사람을 보고, 그들과 만나보면 비록 상대가 젊은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일어섰고, 그들 앞을 지나면 반드시 종종걸음을 하였다”고 했다. 공자는 늘 남에 대한 敬愛(경애)와 憐愍의 마음을 지니고 그 마음을 표현했으므로 유사한 일화가 거듭 기록되었다. 위대한 지성은 따스한 감성을 함께 지니는 법이 아니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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