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주말시대]로키to안데스/데킬라 한잔에 취한 정열

  • 입력 2004년 2월 26일 16시 47분


코멘트
멕시코의 대표 술 데킬라의 생산지인 데킬라 마을에는 이 술의 원료로 쓰이는 용설란 농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 마을에 데킬라 판매점에는 모두 공장이 딸려 있어 원료 채집에서 증류,포장,판매 까지 한꺼번에 이뤄진다. 사진제공 함길수 씨

멕시코의 대표 술 데킬라의 생산지인 데킬라 마을에는 이 술의 원료로 쓰이는 용설란 농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 마을에 데킬라 판매점에는 모두 공장이 딸려 있어 원료 채집에서 증류,포장,판매 까지 한꺼번에 이뤄진다. 사진제공 함길수 씨

탐험대는 멕시코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두 번째 찾은 멕시코이지만 그 설렘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멕시코 제2의 도시 과달라하라로의 입성. 멕시코 술 데킬라와 멕시코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 마리아치는 과달라하라의 모든 것이다. 그 중에서도 마리아치의 서민적이면서도 슬픈 멜로디는 이방인조차 강하게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 마리아치와 데낄라의 고향

과달라하라의 중심에 있는 마리아치 거리에서는 정통 마리아치들이 자주 공연을 갖는다. 또 인근 도시 틀라케바케는 마리아치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연주가 더욱 낭만적으로 들린다. 대중과 어우러져 듣는 낭만과 흥겨움이 이들 도시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한다.

거리의 악사로 유명한 마리아치라는 직업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흥미와 도전의 대상이다. 이미 10세 때부터 마리아치의 세계에 푹 빠져있는 어린 소년들도 눈에 띈다. 바로 이것이 과달라하라의 전통 예술이자 문화의 힘이다.

4∼7명 정도의 그룹으로 이동하며 연주하는 마리아치는 한 곡 불러주고 받는 돈이 1만원도 채 안된다. 그 돈을 마리아치 전체 단원들이 나누어야 하기에 생활은 빈곤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음악의 선율에 파묻혀 가난을 무릅쓰고 자신의 음악에 전 인생을 건다.

매일 밤 거리에서 만난 마리아치들은 스페인 세비야의 플라멩코처럼 탐험대에게 열정과 낭만을 선사했다. 우리가 거친 세상과 아름다운 자연을 탐험하듯 그들은 선율을 탐험하며 세상에 멋진 음악을 선사하고 있었다.

데킬라의 세계적인 생산지, 데킬라를 찾았다. 마을에 당도하자 온통 데킬라의 원료인 마게이(용설란)로 뒤덮여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마게이 농장의 광활함에 놀라고 마게이를 채취하는 일꾼들의 노련한 칼놀림에 또 한번 감탄한다.

데킬라 제조는 마게이 원료 채집부터 시작된다. 거대한 용설란의 밑둥을 치는 작업, 용설란 덩어리를 둥그렇게 다듬는 작업, 정리된 원료 덩어리를 트럭에 옮겨 싣는 일련의 과정이 기계처럼 진행되고 있었다.

모여진 마게이 원료는 거대한 찜통으로 이동해 적당한 온도의 열기로 찐다. 일주일 정도 익히면 마치 잘 익은 고구마처럼 달콤한 향기가 나고 단내가 혀끝에 감돈다. 이것이 발효, 증류를 거쳐 데킬라로 탄생되는 것이다.

이 마을에는 곳곳에 데킬라 판매점이 있는데 모두 공장이 딸려 있어 마게이 채집에서 증류, 포장, 판매까지 한꺼번에 이뤄진다. 또 공장마다 관광객을 위한 답사 코스도 마련돼 있다. 투명한 데킬라가 노즐을 통해 각각의 병에 담겨지는 공정과 사람들이 직접 상표와 포장을 마무리하는 전 공정은 매우 흥미로운 광경이다.

○ 항구도시 '베라크루스'

탐험대는 멕시코 동부해안 최대의 항구도시 베라크루스에서 산 후안 데 울루아 요새라 불리는 17세기의 석조 성벽을 보기 위해 바닷가로 향했다.

바닷속 산호로 만들어진 이 요새는 스페인 식민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베라크루스는 멕시코와 중남미로부터 금을 수송하는 중요한 수송로였다. 따라서 금을 저장하고 도시를 방어할 요새가 필요했다.

문제는 이 도시에 건축 재료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 그 대안이 바로 산호였다. 거의 모든 성벽의 벽돌이 심해의 산호를 적절히 가공해 만들어졌다.

대원들과 함께 매일 밤 음악 연주와 댄스 공연이 열리고 있는 소칼로로 향했다. 우리가 찾아간 날은 베라크루스 댄스 쇼가 열리고 있었다. 바다를 상징하는 하얀 제복에 멕시코 전통 의상을 입은 소년 소녀, 아리따운 아가씨들의 흥겨운 춤이 이어졌다.

멕시코만을 뒤로하고 안데스 제2의 탐험도시인 오악사카로 향한다. 사포테카의 웅장한 유적 몬테알반과 인디오의 전통 마을이 있는 오악사카는 콜로니얼 시가지, 원주민, 유적 등 멕시코 최고의 볼거리로 우리 탐험대원들을 맞아줄 것이다.

멕시코 과달라하라 시내에서 만난 거리의 악사 '마리아치'들은 열정과 낭만이 담긴 멋진 음악으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함길수 여행칼럼니스트 ham914@hanmail.ne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