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세상]말이 안통해…

  • 입력 2001년 7월 23일 18시 35분


중학교 3학년생 딸을 둔 주부 유모씨(41)와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맞벌이 주부 김모씨(36)가 요즘 아이들과의 ‘힘겨운 의사소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화’ ‘문차일드’ 같은 그룹 이름은 소용없어요. ‘에릭’ ‘준’ 등의 영어 이름에다 ‘김성우’ 같은 한글 본명도 알아야 대화가 진전된다니까요.”

“언젠가는 ‘엄마 자봤어?’ 그러는 거예요.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갑자기 식은땀이 나려는데….”

“그랬더니요?”

“15㎝ ‘자’를 흔들면서 ‘자’ 봤느냐면서 웃는 거예요. 원….”

유씨는 김씨에게 한마디 덧붙였다. “초등학생 때가 좋다니까. 중학교 넘어가면 애들이 쓰는 농담도 못 알아먹어요.”

그러나 김씨는 최근 일본 출장을 떠나기 전 아이가 한 말 중 ‘변신하는 디지몬’을 알아듣지 못했던 일을 상기시켰다.

“엄마, 일본엔 많대. ‘워그레이몬’ 사줘. 워그레이몬. ”

“‘왜그래 이모?’ 이모가 뭐?”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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