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삶은 개척하는 네 인생의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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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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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부주의자들의 그림책/박주영 지음/296쪽·1만 원·문학동네

박주영 씨(39)의 새 장편의 등장인물들은 부유하다. 유명 화가의 딸로 화가의 길을 이어가려 하면서 재벌 2세와 연애 중인 지연, 부자 남편을 둔 데다 자신도 홍보 사업가로 일하면서 쇼핑을 즐기는 리나. 이 두 여자와, 이들을 사랑하고 연민하는 두 남자 유진과 선우의 이야기. 그렇다고 이 소설이 칙릿 풍은 아니다. 소설은 네 사람 저마다의 목소리를 통해 20대 후반을 통과하는 젊은 남녀의 가슴앓이를 묘사한다.

지연은 그림을 그릴수록 어머니에게 가려지는 것 같은 데다 한 남자의 아내로 갇혀 있기도 싫어 답답하다. 풍족한 가정도, 옛 애인 선우와의 산뜻한 비즈니스 관계도 괜찮은 듯싶은데 리나의 가슴은 늘 공허하다. 부자 아버지를 둔 유진은 지연의 사랑을 온전하게 얻지 못해 안타깝다. 이 남녀들이 서로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작가는 섬세하게 보여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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